實事求是(실사구시)
앞서 이병도의 ‘조선사대관’의 예군 남려가 우거왕을 배신하고 이끌고 간 숫자가 2만이나 되었다고 애써 축소한 기사를 예로 들었는데 이에 약간을 보충하고자 합니다.
‘후한서’나 ‘동이열전’의 ‘예조’에서 밝히고 있는바 “예와 옥저, 고구려는 본디 모두가 옛 朝鮮(조선)의 지역이다” “수많은 번국 중의 하나인 ‘예’가 한나라 무제의 침략정책으로 영토 확장을 꾀할 때, 마침 조선에 예속하였던 압록강 방면의 濊貊(예맥)의 군장이 우거를 배반하고 28만구를 들어 요동에 降屬(항속)한 일이 있었다”는 기록과 ‘삼국지’ 한조의 동쪽의 진국으로 간 조선상 역계경이 “역시 조선에 조공하는 번국과는 서로 왕래하지 않았다(亦與朝鮮貢蕃不相往來)”는 기록에서 보듯 여러 번국을 거느린 대 제국이었던 조선을 애써 축소 왜곡한 것에 대한 수많은 학자들의 논평은 한결 같습니다.
이덕일은 ‘이병도는 왜 동쪽의 진국이 남방의 진국으로, 예맥의 군장이 데리고 간 주민28만 명이 2만 명이나 로 바뀌었는지 서술하지 않고 있다’며 이처럼 이병도가 근거 없이 우리의 역사 전반을 축소 왜곡한지 60여년이 지났지만, 실증학을 표방하는 국사교과서는 아직도 왜곡된 내용대로 따르고 있다고 한탄하며 일제식민사관의 잔영이 그대로 투영돼있는 국사교과서는 시급히 개선되어야 한다고 설파합니다.
러시아의 역사학자 유엠 부찐은 “고조선의 강역이 기원전 3세기까지 서남쪽으로는 북경 위쪽의 난하, 서북쪽으로는 내몽고의 시라무렌 너머까지 이르렀다”고 기술하고 있는데 실제로 시라무렌 강 유역에는 고조선의 구리광산 유적이 있다고 기술하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삼국지, 산해경, 위서, 진서, 한서지리지 등 수많은 중국의 사서들이 조선의 실존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제 그 중국의 고대 역사서에 나타난 조선의 기록들을 옮겨 풀이한 내용들을 소개하는 날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사실에 토대하여 진리를 탐구하는 일을 일러 실사구시라 합니다. 비뚤어진 우리의 역사를 바로 아는 일도, 나아가 바로 세우는 일도 實事求是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동안 고사기와 일본서기의 實(실)과 虛(허)를 살피며 간간이 삼국시대의 주변정국도 들어다 보았습니다. 일본이라 부르기 전 大和倭(대화왜, 야마토왜 시대 포함) 시대가 주된 배경이었으며, 그것은 곧 제명천황, 천지천황의 재위시기였습니다.
이들과 백제와는 과연 어떤 관계였기에 일본의 흥망을 걸고 백제에 지원군을 보내고, 제명여제의 두 아들(천지 천황, 천무 왕자)이 신라와 백제 편으로 갈리어 피 흘리는 전쟁을 감행했을까? 왜 우리는 백제가 서기 660년 의자왕 때 멸망했다고만 배워야 했으며, 663년에 멸망한 사실이나 풍 왕의 저항전쟁에 관한 사실은 배우지를 못했는가, 일본의 제명천황은 660년 12월 백제 무왕의 조카인 복신의 지시에 따라 5만여 지원군과 이에 필요한 무기들을 준비하였으며, 그녀가 661년에 죽자 다음 왕인 천지천황이 백제 구원사업을 이어받아 662년에 구원병과 무기들을 복신에게 전달하였는가, 또 복신에게서 일본군과 무기를 이어받아 주류성과 백강구에서 나당연합군에 항쟁한 풍 왕의 얘기는 왜 어떤 역사서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가, 천황의 자리에 두 번씩이나 오른 제명천황은 과연 의자왕 41 형제자매 중 바로 밑의 여동생이라는 얘기는 사실인가, 일본의 고사기와 일본서기의 작가 태안만려는 백제인 다신부와 온사녀의 아들이 맞는가, 백제인 안만려에 의해서 쓰여진 일본의 위 두 역사서는 어떤 이유로 우리 삼국사기와 함께 왜곡 윤색 되었는가, 백제의 대륙 영토는 어디서 어디까지인가?
중국의 동북공정은 어디까지이며, 이대로 좋은가? 이태리 탐험가 마르코 폴로의 ‘마르코 폴로의 여행기 혹은 동방견문록’의 허와 실은?
서기698년에 개국하여 228년간 강대국으로 군림하며 대륙과 신라를 호령하던 발해의 역사는 어디로 사라졌는가? 기원전 419년 흑승골성(수도)에 건국하여 서기 494년 고구려 제21대 문자명왕 때 멸망, 고구려에 복속된 북부여의 914년의 역사는 어디로 갔는가? 그 북부여의 해부루왕 때, 동명왕이 나타나 북부여를 넘겨주고 쫓겨난 해부루가 가섭원(수도)에 세운 동부여는 누구에게 언제 망했는가? 또 졸본부여는?
위 동명왕이 어떻게 고구려를 건국한 추모왕 고주몽으로 기록되어 있는가? 기원전 2333년에 건국, 1908년 동안 한반도가 아닌 요서지역 일부와 하북성을 아우르는 강대국이었다는 것과 기원전 425년에 멸망하여 수많은 부족, 또는 씨족국가로 흩어졌던 단군조선이 實存歷史(실존역사)인가? 神話(신화)인가?
우리에게 주어진 숙제가 많습니다. 이 많은 숙제들을 풀어가자면 보통의 인내나 각오로서는 어림도 없겠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