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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도·타운하우스 살림‘반상회’

2007-10-1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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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도·타운하우스 살림‘반상회’

콘도나 타운하우스 구입시 해당 주택소유주협회의 자동회원이 된다.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예산낭비나 관리가 제대로 되고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Home Owners Association

공동시설의 운영·관리 중요 결정
내규도 정해… 자산가치에 영향
모임 지속 참여로 권익 보호해야

연방 상무부 인구조사에 따르면 개인 주택 대신 콘도나 타운하우스에서 거주하는 미국인들이 매년 크게 늘고 있다. 콘도나 타운하우스는 주택과 같이 개인 소유이긴 하지만 전체 건물과 단지는 주민 전체가 공동으로 관리해야 한다. 이에 따라 구입과 함께 자동으로 주택소유주협회(HOA:Home Owners Association) 멤버가 된다. 지난해 현재 미 전국에는 이같은 HOA가 25만개가 있으며 거의 2,000만개의 타운하우스나 콘도 유닛이 HOA에 가입되어 있다. HOA가 있는 콘도나 타운하우스에 살고 있는 미국인은 무려 6,000만명에 달한다. HOA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 알아본다.
▲HOA는 어떻게 운영되나
HOA는 매년 선거를 통해 주민들이 선출하는 운영위원회(The Board of Directors)가 실질적인 운영을 맡게 된다. 콘도나 타운하우스의 공동 소유물과 장소는 소유주들에 의해 자치적으로 운영·관리되는데 이를 위해 정기적인 소유주협의회 투표를 통해 관리·운영 위원회를 선출하게 된다. 보통 위원회는 회장, 부회장, 회계를 기본으로 3~5명 정도로 구성된다. 소유주협의회 멤버라면 누구든 출마할 수 있지만 멤버가 된 지 1년 혹은 2년 정도가 된 소유주에 한해 출마자격을 부여하는 곳도 있다.
무보수 임기제의 운영위원회는 홈 오너들의 대표로서, 공유되는 모든 것(주차장, 게이트, 쓰레기장, 통로, 화단, 건물 페인트, 집 바깥쪽 보수, 비 등 외부 재해로 인한 보수, 지붕 등)에 대한 관리 책임을 맡는다. 또한 월 관리비를 비롯, 공동 예산인 예비비(reserve)를 관리하며 이를 어디에 어떻게 쓸 것인지 결정을 내리지만 보통 현금을 직접 다루지는 않고 이를 위해 프로페셔널 에이전트, 즉 매니지먼트 회사를 고용한다.
운영위원회는 관리와 운영의 책임과 함께 여러 가지 권한을 갖고 있는데 대부분의 경우 공사나 관리비 인상 등의 안건들을 임의로 결정할 수 있다. 그러나 큰 공사나 페인트칠 등으로 인해 매달 지불하는 관리비 외의 추가 경비를 소유주들이 지불해야 할 때에는 전체 홈 오너들 사이에서 투표를 실시, 과반수 이상을 받아야 하는 등 위원회가 임의로 결정할 수 없는 안건들도 있다.
운영 위원회는 이러한 모든 책임과 권한이 항상 HOA의 운영을 관장하는 주규정인 ‘CC&R’(Covenants, Conditions, Restrictions)과 HOA마다 자체적으로 정하는 내부 규정인 ‘Bylaw’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CC&R은 콘도나 타운하우스를 구입한 모든 홈 오너들에게 전달되는 것이므로 홈 오너들도 이를 꼼꼼히 검토, 홈 오너들의 책임과 권리는 무엇인지, 운영위원회가 규정을 벗어난 행동을 하지는 않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CC&R이 가주 내 HOA에 공통적으로 적용된다면 Bylaw는 각 콘도의 운영 위원회가 정한 지침서라고 보면 된다.
▲한인 참여 왜 중요하나
콘도나 타운하우스는 서로 연결이 되어 있기 때문에 공동 자산이 각 홈 오너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므로 한인 소유주들이 많을 경우, 한인들을 대표하는 목소리가 운영위원회 안에 있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 많은 한인의 경우 운영위원회에서 투표로 결정된 안건들을 맹목적으로 따라가거나 아예 관심도 없는 등 지극히 소극적으로 협의회 활동에 참여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라크레센타의 한 타운하우스에서 부회장으로 봉사하는 정모(37·여)씨는 “한인들이 정기 소유주협의회 모임에 참여하는 경우가 드물다”고 말한다.
정씨는 “활발한 소유주협의회와 운영위원회 참여가 결국 자신의 자산을 보호하고 집의 가치를 지키고 높이는 데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많은 한인들이 모르고 있다”며 “그러다가 갑자기 집안에서 뭐가 고장 나기라도 하면 그때서야 어떻게 하면 좋으냐고 물어온다”고 말한다.
▲개인 소유주와 HOA의 역할 분담
에어컨, 워터히터, 파이프 이상 등 집안 보수는 전적으로 홈 오너 책임이다. 다만 비로 인해 지붕이나 문틈으로 물이 들어와 보수를 해야 한다던가 전체 파이프 고장으로 물이 넘친 경우 등은 운영위원회의 책임이다.
평소에 이러한 사항들을 이해하고 정보를 서로 교환하며 자신의 의견을 정확히 전달하는 것이 홈 오너의 권익을 찾을 수 있는 지름길이므로 소유주협의회 모임에 참석하도록 노력하고 운영위원회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구입 전 이것만은 꼭

제3자에 렌트 불허 등
내규·재정 꼭 확인을

‘HOA를 조사하면 콘도나 타운하우스의 모든 것을 알 수 있다’
한인들이 콘도나 타운하우스를 구입할 때 관심사는 월 관리비가 고작이다. 그러나 자신이 구입하려는 콘도나 타운하우스에 HOA가 있다면 부동산 에이전트를 통해 미리 CC&R과 Bylaw를 검토하는 것이 좋다. 간단한 예로 일부 한인의 경우 HOA에서 개나 고양이를 기르지 못한다는 규정을 몰라 이사 후 주민과 충돌하는 경우도 있다. 일부 HOA는 주인이 제3자에게 유닛을 렌트하는 것을 규제하는 경우도 있어 투자용으로 콘도를 구입한다면 이 부분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자신이 구입하려는 콘도나 타운하우스의 운영 상태를 알아보는데 제일 좋은 방법은 HOA의 회의록을 검토하는 것이다. 회의록을 통해 주택 소유주들이 가장 불평하는 부분이나 문제점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많은 소유주들이 비가 올 때마다 물이 집안으로 들어온다거나 하수관이 자주 막힌다고 불평을 한다면 건물에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한다. 또 어느 소유주가 관리비를 제때 안 낸다거나 밤늦게 시끄럽게 음악을 틀고 있다는 것도 알 수 있다.
HOA의 재정상태도 반드시 확인해야 할 부분이다. 이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본 관리비 외에도 대형 공사나 건물의 문제점으로 인해 추가 관리비(special assessment)를 부과하고 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또 대형 관리비를 위한 예비비가 충분한지도 살펴봐야 할 부분이다.
구입하기 전 살고 있는 주민들에게 거주환경이 만족한지, 건물 서비스는 잘되고 있는지, 건물에 특별한 문제는 없는지를 물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같이 콘도나 타운하우스를 사기전 기본 조사를 한다면 이사한 후 후회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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