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국인의 음양 사상 : 3원론

2007-09-10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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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양조화 완벽한 숫자 ‘3’을 사랑

한국은 기원 전 2333년에 단군이 홍익인간의 이념으로 음양 3원론에 의거하여 세운 태양숭배의 ‘밝’(배달)나라입니다.
이 글은 ‘한국인의 정체성’이라는 제목의 신입생 세미나 강의노트입니다. 여러분의 조언을 구하고자 여기 실었습니다. 오늘은 단군신화의 숫자 3과 연관이 된 한국인의 음양설이 서양에서 보는 이원론적인 것이 아니고 3원론인 것을 살펴보겠습니다. 이것은 태극기의 이치를 살피는 것과 연관이 있으며 또한 다른 어느 불교국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3신당과 7성당이 한국에 존재하는 것도 이해될 수 있는 과제입니다. 먼저 단군신화를 살펴보겠습니다.
천신 왕 환인의 아들 환웅이 3위 태백의 인간 세상에 내려가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할 것을 원하는 청을 들어 천부인 3개와 무리 3,000을 주어 신단수 아래 신시를 이루게 하였다. 환웅은 풍백 우사 운사를 거느리고 인간의 360여가지 일을 다스렸다.
어느 날 곰과 범이 인간이 되고자 간청하자 쑥 한 줌과 마늘 스무 개를 주며 100일 동안 굴 속에서 햇볕 없이 살면 사람이 될 것이라 하여 곰은 3칠일 만에 여자의 몸이 되었으나 범은 그러지 못하였다. 사람이 된 웅녀는 잉태하기를 빌었는데 환웅이 잠깐 사람으로 변하여 웅녀와 혼인하여 난 아들이 단군입니다. 1,500년을 다스린 단군은 왕위를 물려주고 산으로 들어가 1,908세에 산신이 되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3이라는 첫 숫자를 만나게 됩니다. 3위 태백, 천부인 3개, 무리 3,000, 360여가지 일, 쑥 1(한)줌+마늘 20개=21, 3×7일 등의 3과 관계되는 수들을 봅니다. 3은 이렇게 한국의 첫 신화에 처음으로 등장하여 한민족의 신성수임을 알려 줍니다. 단군 통치기간인 1,500년이나 단군 수명의 1,908세도 3으로 겹곱이 가능한 숫자입니다. 그러므로 3이라는 수가 환인, 환웅, 단군이 3신이 된 3신 사상이 한민족에게는 자연스러운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더구나 동물이 인간으로 변형할 수 있는 기간이 이러한 신성수의 3을 일곱번 거듭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100일 동안 햇빛을 보지 않고 쑥과 마늘을 먹어야만 했는데 왜 3×7일만에 인간이 되었을까 하는 의문을 1과 2의 개념을 통해 살펴볼 수 있습니다.
태양을 지칭하는 1은 순수한 양수이며 최초의 수이므로 1에서부터 모든 사물이 생겨난다는 의미이며 달을 지칭하는 2는 최초의 순음수로 대립과 화합의 의미가 있습니다. 3은 양수의 시작인 순양 1과 순음 2가 최초로 결합하여 생겨난 변화수이므로 음양의 조화가 비로소 완벽하게 이루어진 수입니다. 3은 완성, 안정, 조화, 변화를 상징합니다. 따라서 3이라는 숫자는 세 개로 나누어져 있지만 전체로는 완성된 하나라는 강력한 상징을 띠고 있습니다. 즉 3과 4는 1과 2를 기본요소로 하는 최초의 집합이라고 볼 때, 이들의 합계 곧 3과 4가 합해서 7이 되고 이들의 중첩에 의해 12가 나옵니다. 3은 7과 관련되며 이는 두 수가 모두 양수인 홀수이기 때문입니다. 그런가 하면, 4는 12와 관련되는데 이는 두 수가 모두 짝수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태극기의 원리, 인간의 몸을 하나의 소우주로 보는 한의학의 이론, 땅의 숫자인 12시간 등 자연을 형상화시킨 한국인의 3원론을 추출해 낼 수가 있습니다.
두 명, 네 명의 짝들을 보고도 3355로 짝지었다고 하는 논리를 만들어내고 굳이 33인이 기미독립선언서에 서명을 했으며, 셋째 딸을 무조건 예쁘다고 하며, 내기를 할 때 끝까지 지지 않으려고 ‘삼세번’을 강조하며 3을 사랑하는 한민족, 3장의 한국인만의 시 시조, 곡옥형 위주의 풍수 등 3원론의 예는 무궁무진합니다. 다음 장에서는 음양 3원론과 5행사상 그리고 홍익사상에 의해 창제된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인 한민족의 글 ‘한글’을 살펴보겠습니다.

정 정선
<시인, UC Santa Barbara 한국학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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