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난초(蘭草)

2007-07-03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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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길홍목사(시인)

어린 시절/ 뜰에 피어 오르던/ 보랏빛 난초 꽃. 작은 소쿠리에 곱게 담아/ 가슴에 안고 이민 길에 올라/ 낯설어 내려 놓지 못했네. 화사한 봄 능선 넘어로/ 6월이 피어 오를 때/ 한 소녀의 난초 일기를 듣는다. 작은 호숫가에 맑은 물 흐르고/ 보랏빛 저고리 수줍음으로 여미며/ 초록빛 치맛자락 먼 지난 날로 나부낀다. 나와 너/ 두 손 움켜 안고 놓지 말자 눈으로 드리운 약속/ 이민 생활 핑계로 느슨하여/ 지금 여기에 정비사의 손길로 다시 조인다. 님이여!/ 나 짙은 초록/ 보랏빛 정원으로 누우리니/ 그대 내 뜰에 쉬어 가오/ 오래 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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