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종교인칼럼/ 마음에서 우러난 진국

2007-06-29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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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영목사(써펀연합감리교회)

‘진국’이란 말이 있습니다. ‘적당한’ 시간 동안 국의 재료가 끓으면서 그 맛이 잘 우러나 진한 국물이 되는 것을 말합니다. 하지만 진국을 만들기는 쉽지 않습니다. 재료가 좋다고 해서 만들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좋은 재료를 가지고도 진국을 끓이지 못하는 사람들이 더 많습니다. 진한 국물을 내겠다고 오래 끓이면 될까요? 그래도 진국은 쉽지 않습니다.
너무 상식적이란 생각이 들지만, 역시 진국은 마음과 정성이 만들어내는 것 같습니다. 음식의 ‘달인’들은 종종, 이것저것 적당히 넣고, 적당히 끓이면 된다고 합니다. 이 ‘적당히’란 대충 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음식 달인의 ‘요리 철학’을 나타내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음식은 정성이며 마음이다.” 진국은 마음과 정성에서 나온다고 합니다. 맛있게 먹을 사람을 생각하고 먹는 이들의 행복과 기뻐할 모습을 그리며 만드는 음식에서 진국이 나옵니다. 그래서 가장 음식이 맛있게 되는 적당한 시간을 아는 것입니다.

사람에도 진국이 있습니다. 맛있는 음식처럼 사람들에게 살아있는 존재감을 느끼게 해주는 사람, 다른 사람에게 행복감을 느끼게 해주는 사람들. 이들 역시 다른 사람들을 마음과 정성으로 대합니다. 저렇게 살아야 하는데, 하는 도전을 주는 사람들입니다.예수님은 하나님과 사람에게 마음과 정성을 다하라고 가르치셨습니다.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너희는 네 이웃을 너희의 몸과 같이 사랑하라” 예수님도 우리가 진국 같은 사람이 되기를 바라신 것입니다.


잠언 22장 17절과 18절에 보면 진국 같은 사람으로 양육하는 법이 나옵니다. “너는 귀를 기울여 지혜 있는 자의 말씀을 들으며 내 지식에 마음을 둘지어다. 이것을 네 속에 보존하며 네 입술에 있게 함이 아름다우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마음에 두라’는 말씀입니다. 마치 사랑하는 사람을 마음에 두듯이 하나님의 말씀을 마음에 두고, 사랑하는 사람을 떠올리듯이 기억하는 것입니다.

말씀을 우리 마음속에서 깊이 우려내듯이 음미하는 사람, 그래서 마음으로부터 우러난 진국이 향기가 나는 사람, 이런 사람이 아름다운 사람이 아니겠습니까? 진국이 그 냄새마저도 좋듯이, 진국인 사람들은 그리스도의 향기를 낼 수 있는 사람들이기에 생명의 냄새가 납니다. 이런 사람을 누가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이런 사람에게서 구원이 드러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우리는 구원 얻는 자들에게나 망하는 자들에게나 하나님 앞에서 그리스도의 ‘향기’니...생명으로 좇아 생명에 이르는 냄새라 누가 이것을 감당하리요”(고후 2:15-15).

맛있는 냄새, 행복한 냄새, 한 수저 먹으면 하루 동안 가졌던 스트레스가 확 풀릴 것 같은 냄새, 바로 생명의 향기. 우리는 그런 그리스도인들이여야 합니다. 진한 향기를 내는 그리스도인들이 되고자 마음과 정성을 다하여 인생의 요리를 해봅시다.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하나님과 우리 이웃을 위해서, 그분의 말씀을 따르기 위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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