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교육칼럼 ‘가출’

2007-04-30 (월) 12:00:00
크게 작게
자녀 말에 평소 귀 기울여야 예방

매해 20만명의 청소년들이 가출을 하여 친구 집에 가서 숨어 살거나 아예 길로 떠돌며 무숙자가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집을 나가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첫째 부모와의 갈등으로 부모들의 기대나 가치관과 판이한 생활방식으로 인해 갈등이 생겨 자신의 욕구가 좌절당할 때 반항으로 집을 나갑니다.
둘째 남녀 교제에 실패를 했거나 그 교제에 너무 빠져 같이 있으려고 집을 나가기도 하고, 부모를 놀라게 하여 자기 의견을 들어주도록 하려는 수단으로 집을 나가기도 하고, 학교 성적이 몹시 떨어졌거나 임신을 했거나 등 무척 수치스러운 일을 감당할 수 없을 때 숨 막히는 부모의 제재에서 벗어 나 밖에서 자유로이 생활하는 것에 대한 동경으로 집을 떠나기도 하고, 집에서 성폭행이 일어나거나 아동학대 때문에 도저히 집에서 살 수가 없어 집을 떠나거나 합니다.
떠나는 이유에 따라 해결책이 다르겠지만 집에 돌아온 후 우선 무엇이 잘못 되었는지를 분석해 보는 것은 좋으나 잘못된 점만 집중해서 이야기하지 말고 다음에 무엇을 할 것인가에 정신을 집중시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일단 아이가 돌아오면 과거의 실수만 자꾸 들추어내어 이야기 하지 말고 앞으로의 대책을 자녀와 함께 토의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아이의 인격 자체를 야단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그 행동에 대해서는 옳지 않다는 것을 가르쳐야 합니다. 문제가 있으면 문제의 해결을 해야지 가출하는 것은 문제를 피하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이렇게 문제를 피하는 것으로 해결책을 찾으려는 습관이 들지 않도록 도와주십시오.
많은 부모는 자녀의 외부에 나타난 성적만을 너무 강조하고 심리적 안정감, 사회 적응력, 대인 관계 등의 학교 적응력은 소홀히 여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평소에 좋은 청취자가 되어주는 것, 자녀의 말을 귀담아 들어주는 일이 매우 중요합니다.
너무 부모의 희망만을 고집하지 말고 자녀의 진정한 행복에 관심을 두어야 합니다.
일단 자녀의 무단가출이 발생하면 행방불명 된지 72시간이 경과할 경우 경찰국에 행방불명 리포트를 해야 합니다. 이외에도 자녀가 다니는 고등학교의 교장에게 무단가출을 보고하고 자녀 학년을 담당하는 카운슬러에게도 보고하고 대책을 의논하는 것이 자녀의 무단가출 때 밟아야 하는 기본절차라 하겠습니다.
학교 카운슬러와 의논하여 자녀를 다른 학교로 전학시키는 opportunity transfer나 학교를 당분간 쉬고 싶으면 학교 중퇴 가능성이 있는 학생을 위한 휴가 프로그램(furlough program)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장 수 경 <임상심리학 박사·로이스교육원장>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