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전사 고 윤장호 하사 출연 패러디 뮤직비디오 화제
2007-03-10 (토)
인디애나대학동창 판도라TV 통해 공개
아프가니스탄 자살 폭탄테러로 지난달 27일 전사한 고(故) 윤장호(27·다산부대) 하사가 대학 재학 시절 출연했던 패러디 뮤직 비디오가 뒤늦게 공개돼 화제가 되고 있다.
7분36초 길이의 뮤직 비디오는 한국의 인기가수 조성모의 뮤직비디오를 패러디한 것으로 윤 하사와 인디애나대학 동창이라고 밝힌 익명의 네티즌이 최근 판도라TV를 통해 공개하자 한국시간으로 9일 인터넷으로 급속히 확산되면서 조회순위 상위권에 올랐다.
13세 때 조기 유학 와 뉴욕에서 중·고교를 재학하고 인디애나대학에 입학한 직후인 1999년 대학 1학년 때 출연한 뮤직비디오에서 윤 하사는 검은 가죽코트와 선글라스를 낀 킬러로 등장해 한 여성을 사이에 두고 경찰과 대결구도를 펼치고 있다. ‘영원한 사랑’이란 제목의 패러디 뮤직 비디오 앞부분에는 윤 하사의 장례식 장면과 추모의 글이 추가돼 있으며 뒷부분에는 NG장면이 들어있다. 특히 NG장면 중에는 NG 직후 친구들과 밝게 웃는 윤 하사의 모습이 담겨 있어 보는 이들의 마음에 애잔함을 더하게 하고 있다.
뮤직 비디오를 공개한 동창은 “엘리베이터 장면은 장호가 직접 제공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한 것”이라며 “공포탄으로 허가 받고 촬영하다 오인 신고로 경찰 조사까지 받게 돼 더 이상 촬영을 못하게 되자 서운해 하던 장호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심정을 밝혔다. 이어 “장호는 NG를 내는 친구들에게 해맑게 장난을 치다가도 막상 촬영이 시작되면 안경이 떨어져도 모를 정도로 몸을 아끼지 않고 열심히 촬영했다. 종종 군대 가겠다고 말하곤 했는데 촬영장에서 밝게 웃던 장호가 검은 베레모의 영정사진으로 돌아올 줄 몰랐다”면서 “천국에서다시 만나길 소원한다”는 말로 그의 명복을 빌었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