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걸스’ (Dreamgirls) ★★★★1/2(5개 만점)
2006-12-15 (금)
로렐과 디나와 에피(왼쪽부터)가 제스처를 쓰며 노래부르고 있다.
주옥같은 노래, 화려한 무대
에너지 충만한 걸작 뮤지컬
역동적이요 화려찬란하고 청각과 시각적으로 모두 눈부신 흥미진진한 뮤지컬이다. 극적으로도 짜임새가 탄탄하고 재미있는데 연기, 의상, 세트 디자인 배우들의 무대 매너와 춤추는 듯한 동작 및 컬러와 촬영 등이 모두 뛰어난 영화다.
1960년대부터 긴 세월을 보내면서 얘기가 진행돼 중간 중간 흐름이 유연치 못한 부분도 있지만 이렇게 에너지가 충만한 뮤지컬도 보기 드물다. 오스카 작품상을 받은 ‘시카고’의 각본을 쓴 빌 콘돈이 80년대 브로드웨이 히트 뮤지컬을 영상화 했는데 ‘시카고’보다 우수하다. 뮤지컬은 수프림스의 리드 싱어였던 다이애나 로스의 얘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는데 줄줄이 쏟아져 나오는 노래들에 박수갈채를 보내게 된다.
1962년 디트로이트. 여성 3인조 드리메츠의 멤버들인 에피(제니퍼 허드슨)와 디나(비욘세 노울즈)와 로렐(아니카 노니 로즈)이 탤런트 경연대회서 노래 부르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여기서부터 에너지 가득한 노래와 화려한 무대 제스처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무대 뒤에서 이들의 재주를 간파한 사람이 캐딜락상으로 음반 제작자로서 대성할 야망을 품고 있는 커티스(제이미 팍스).
커티스는 우선 드리메츠를 인기가수 제임스 선더 얼리(에디 머피가 기차게 연기를 잘 한다)의 백업 트리오로 쓴다. 커티스는 이어 드리메츠의 상업성을 파악, 그룹 이름을 드림스로 고친 뒤 이들을 본격적으로 무대에 세운다. 그런데 커티스가 노래를 제일 잘 부르는 에피를 제치고 얼굴 예쁘고 날씬한 디나를 리드 싱어로 선택하면서 에피는 3인 화음을 거부하고 제멋대로 노래, 결국 그룹에서 쫓겨난다. 에피의 좌절과 고생과 재기가 이야기의 큰 중심을 이룬다.
성공 밖에 모르는 커티스와 디나의 관계와 커티스에게서 버림 받은 제임스의 비극적 종말 그리고 커티스와 갱과의 관계와 그에 대한 세무조사 등 여러 얘기가 잔가지를 이룬다. 이런 서브 플롯의 전개에서 약간 헛발을 디딘다. 60년대에서 얘기가 시작되는 만큼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과 불평등 그리고 민권운동 등도 묘사된다. 또 명성의 명암과 가족의 유대도 관찰했다.
그러나 이 영화는 무엇보다도 노래와 음악이 멋있다. 특히 TV 탤런트 경연대회 ‘아메리칸 아이돌’의 결승전에까지 올랐던 전연 연기 경험이 없는 허드슨의 노래와 연기는 귀와 눈이 번쩍 뜨이는 경탄을 금치 못할 것이다. 오스카 조연상 감이다. PG-13. Paramount. 시네라마돔(선셋+바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