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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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프업/ 열정.노력 돋보이는 천부적 피아니스트 김형도

2006-11-21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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앳된 얼굴과 호리호리해 보이는 몸, 어디에 그런 정열이 숨어있을까.
또래 친구들과 어울려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르게 뛰어 놀고, TV나 게임기에 정신없이 빠져들 나이인 김형도(10)는 피아노가 인생이 되었다.
형도는 4살 때 누나의 콘서트를 보고 피아노를 치기 시작했다. 현재 줄리아드 프리 칼리지에서 바이올린을 전공하는 누나 지수가 피아노를 칠 당시, 형도는 누나보다 오히려 진도가 더 빨리 나가 주위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음악을 듣고 기억하고, 해석하는 수준이다. 천부적인 재능이라고 할 수 밖에는 설명하기 힘들다. 10살이지만 15살 정도의 피아니스트가 치는 수준의 곡을 소화해낸다. 형도는 스타인웨이 소사이어티 장학생 선발 콩쿠르 1등, 뉴욕시 피아노 교사 연맹 콩쿠르 1등, 뉴욕 뮤직 콩쿠르 2등 등 여러 대회에서 입상했고 콩쿠르 심사위원들로부터 화려하면서도 뛰어난 연주 실력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2004년 먼로 오케스트라와 하이든 피아노 협주곡 D장조를 연주했고 올해에는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이펌 브론프만의 매스터 클래스에 참가한 바 있다.

형도에게는 재능만 있는 것이 아니다. 평일에도 4시간씩 자발적으로 연습을 할 정도로 피아노의 매력에 빠져있다. “컴퓨터나 TV 보는 것보다 피아노 치는 것이 좋아요.”아버지 김종휘씨와 어머니 김영란씨의 음악적인 가족 분위기도 형도의 음악 세계에 큰 영향을 줬다. 아버지는 형도의 재능을 파악하고 마음껏 뻗어나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체계적인 음악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은 물론, 정서적으로 안정될 수 있도록 낚시 등 취미와 학교생활에도 각별히 신경 썼다.


다양한 경험을 가질 수 있도록 여행과 독서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현재 론 에디디아(Ronn Yedidia)에게 사사하고 있는 그는 키싱(Kissin)이나 폴리니(Pollini)와 같은 피아니스트를 좋아한다.
그는 “피아노 칠 때가 가장 행복해요”라며 “앞으로 피아니스트로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음악의 세계에서 살고 싶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무대에 서서도 떨지 않고 오히려 관객들의 박수에 환희를 느낄 정도다.꿈나무 피아니스트 형도는 오는 12월17일 오후 4시 맨하탄 머킨홀에서 데뷔 독주회를 연다.

이번 연주회에서 들려줄 곡은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과 하이든 ‘소나타 F장조, No.23(1773)’, 슈베르트의 ‘즉흥곡’, 글룩 삼바티의 ‘발레 오르페우스의 멜로디’, 라흐마니노프의 ‘서곡 G장조, Op.32, NO.5’, 쇼팽의 ‘피아노 에튜드’ 6곡이다. 현재 뉴저지주 팰리세이즈팍 린버그스쿨 5학년인 형도는 사회 과목을 좋아하고, 낚시와 축구를 즐기는 소년이다. 천부적인 재능과 노력까지 겸비한 형도가 우리들을 놀라게 할 날이 언제일 지 궁금해진다. <김주찬 기자> jc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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