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을 다해 할 수 있는 일을 찾을 때까지 세상의 모든 경험을 해보고 싶어요.
업스테이트 뉴욕에 위치한 요리 전문대학교 ‘Culinary Institute of America’에 다니는 하이디 박 씨는 패이스트리와 케이크를 전문으로 만드는 과정을 배우고 있다.요리에 항상 관심이 있었지만 뒤늦게 요리 공부를 시작하게 된 것은 해양경비 아카데미(Coast Guard Academy) 4년 과정을 마친 후 5년간 군대복무로 바다에서 생활했기 때문이다.뉴저지와 뉴욕주 업스테이트 라클랜드 카운티에서 자란 박 씨는 해양경미 아카데미에 진학해 4년간 과학&행정을 전공했다. 이후 뉴저지 케이프메이, 미동북부 대서양, 캐리비안 등지에서 5년 간 해양 순찰대원으로의 임무를 마친 후 뒤늦게 요리를 공부하기 위해 CIA에 진학하게 됐다.
중, 고등학교 시절부터 필드하키, 축구, 크로스, 수영 등 체력이 많이 소모되는 운동을 즐겨하는 활동적인 성격이었다.
원래 웨스트포인트에 진학해 군인이 되는 것이 꿈이었으나 부모님의 반대에 포기했다. 부모님은 딸이 이라크와 전쟁을 치르고 있는 시점에서 웨스트포인트에 진학하면 나중에 전쟁터에 갈 수도 있을 까 염려해 이를 적극 반대했다. 그래도 부모님을 위해 학비가 전액 무료인 대학에 진학하고 싶어 고등학교 11학년 때 서머 프로그램 가운데 해양경비 아카데미 일부 과정을 수료하며 적성이 맞아 망설임 없이 지원했다.
부모에게 경제적 부담을 주지 않는 것은 물론 독립적으로 자신의 삶을 개척하는 좋은 기회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 해양 순찰대원이 되면 배를 타고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며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게다가 독일에 주둔해 있는 미군에서 군 경험을 쌓은 동네 선배로부터 조언을 얻어 자신감도 얻었다. 4년 과정의 아카데미를 마친 후 해양 순찰대원으로 근무한 5년 동안에는 케이프메이에서 주로 활동했으며 75명을 태운 배에서 20명을 통제하는 역할을 맡았다. 당시 여성이 4명밖에 없었지
만 리더십을 인정받아 팀장으로 뽑히게 된 것이다.
해양 순찰대원으로는 주로 바다를 돌아다니며 불법 낚시를 통제하고 어부들을 대상으로 안전 수칙을 가르쳤다.또 영화에 나오는 해양 순찰대처럼 캐러비안에서 활동하는 해적을 체포하고 약물 출반입을 통
제하는 일도 했으며 조난된 배와 실종자들을 찾는 구조 역할도 했다.
임무 기간을 마친 후에는 해양 순찰대원으로 할 수 있는 경험은 다 했다고 판단했기에 평소 하고 싶었던 요리를 전문적으로 배워보고자 CIA에 입학했다.
어렸을 때부터 케이크나 과자를 굽는 것을 좋아해 전공은 ‘패이스트리 &베이킹(Pastry &Baking)’으로 결정했다.
요새는 한창 초콜릿과 트러플을 만드는 것이 재미있다. 또 크로아상, 크림 퍼프를 비롯한 모든 빵 종류는 물론 규모가 큰 설탕 조각상(Sculpture)이나 웨딩 케이크도 만들 정도로 솜씨가 늘었다.이뿐인가, 미국에서 낳고 자란 2세지만 만두를 직접 빚고 김치를 손수 담을 정도로 한국 요리
에도 일가견이 있다.
지난해 7월에 입학해 2년 과정을 밟고 있는데 내년 졸업 후에는 전세계를 여행하며 세계 각지의 요리를 배워보는 것이 꿈이다.전문 요리사가 되고 싶지만 아직은 도전해보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아 단정적으로 희망사항을 말하고 싶지는 않다고 한다.박씨는 한인 2세들이 의사나 변호사, 금융가가 되라는 보이지 않는 압력을 어려서부터 끊임없이 받는데 자신이 일에 대한 열정을 갖고 있지 못하면 진정한 성공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마음속에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진정한 사랑이 있어야 잘 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찾기 위해서 학창시절부터 다방면에 도전해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후배들을 위해 조언한다.
만약 해양 순찰대원이 되고 싶으면 하루라도 아카데미 프로그램에 직접 참여해보고 요리사가 되고 싶다면 일일 요리 코스라도 받아보라는 것이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찾을 때 진정한 성공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김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