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슈라인 오디토리엄 “이름 팔아 재단장 옛 위상 되찾겠다”

2006-09-19 (화)
크게 작게
건물 낡아 코닥·스테이플스센터 등에
할리웃 이벤트등 대형행사 뺏겨
작명권 매각 최신시설등 보강키로

과거 수십년간 아카데미상이나 에미상 시상식이나 미스 유니버스 선발대회 등 세계적인 행사를 거의 독점하다시피 했지만 최근에는 코닥극장이나 스테이플스 센터 등 현대식 건물에 그들을 내준 슈라인 오디토리엄(사진)이 화려했던 위상 되찾기에 부심하고 있다.
먼저 슈라인 오디토리엄의 작명권을 스폰서에 팔아서 매년 250만달러에서 400만달러를 건물 보수와 재단장, 현대적 무대시설, 뉴테크놀러지에 투입한다는 계획을 실천중이다. 작명권을 매입하는 스폰서는 돈을 내는 대신 극장의 이름뿐 아니라 내부와 인근 전시홀 등까지의 모든 방이나 시설에 원하는 이름을 붙여 광고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것.
그 대신 슈라인 오디토리엄은 한층 업그레이드된 시설로 다른 극장이나 도시, 스테디엄으로 옮겨갔던 대형 행사나 아카데미 시상식 같은 할리웃 이벤트들을 재유치하면서 결과적으로 ‘LA 문화센터’로 자리 매김한다는 것이다.
슈라인 오디토리엄은 80년 전 LA시 남쪽에 모로코 스타일의 위풍당당한 대형 극장과 옆에 5만4,000스퀘어피트 규모의 전시 홀을 같이 갖춘 건물로 세워지면서 캘리포니아주나 미국은 물론 전세계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아왔다. 게다가 한인 커뮤니티에서도 10여년 전부터는 대형 콘서트나 행사 등을 6,300여 객석이 있는 슈라인 오디토리엄에서 해왔기 때문에 한인들에게도 친숙한 건물이다.
이 오디토리엄은 극장식 건물 전국 체인인 알 말라이카 오디토리엄사가 소유주로 오랫동안 세계나 전국적 행사, 또 로컬 이벤트 장소로 대여하면서 큰 수익을 챙겨왔다.
그러나 2001년을 마지막으로 단골인 아카데미상 시상식이 새로 지어진 코닥 디어터로 옮겨가고 또 에미상 시상식도 스테이플스 센터로 가면서 슈라인 오디토리엄의 위상은 떨어지기 시작했다.
게다가 노후한 건물의 보수나 재단장 비용은 급격히 증가하고 브로드웨이 뮤지컬이나 TV 생중계 등을 하기에 뒤떨어진 시설 등을 업그레이드하지 않으면 이류나 삼류로 떨어질 위기에 처하자 고육지책으로 관계자들은 이름 전체를 팔기로 결정했다. 이들은 그동안에도 건물 내부에 붉은 카펫이 깔린 지역이나 무대 뒤의 그린룸 등의 이름도 팔아왔지만 이번에는 건물 전체의 이름을 살 단독 스폰서를 구하게 된 것이다.
한편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앰피 디어터 극장의 작명권도 ‘깁슨 기타 공사’에 지난해 10년 계약(1,400만달러 규모)으로 팔렸다.
또 사무용품 보급체인 ‘스테이플스’도 다운타운에 새로 건설된 실내 농구경기장(현재 스테이플스 센터)의 이름도 20년간 사들이는 계약으로 1억달러를 지출한 바 있다.

<이정인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