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특별법 앞서 대미 투자 프로젝트 사전 검토 착수
2026-02-14 (토) 12:00:00
박민식 기자
▶ 한미 전략투자 MOU 이행위 첫 가동
▶ 김정관 산업장관 “국익·상업성” 재강조

김정관(왼쪽) 산업통상부 장관이 13일 서울 종로구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열린 한미 전략적 투자 MOU 이행위원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25% 재인상 압박을 받고 있는 우리 정부가 대미 투자 프로젝트 사전 검토에 본격 착수했다. 미국이 불만을 제기한 우리 국회의 ‘대미투자특별법’ 입법 지연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미국에 3,500억 달러(약 505조 원)를 투자하는 ‘한미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MOU)’ 이행에 속도를 내 불확실성을 해소하려는 취지다.
산업통상부는 13일 서울 종로구 무역보험공사에서 제1차 ‘한미 전략적 투자 MOU 이행위원회’를 개최했다. 이 위원회는 10일 대외경제장관회의 의결을 거쳐 대미투자특별법 통과 전이라도 정부가 투자 후보 프로젝트를 검토할 수 있도록 마련한 임시 체계다.
이날 회의에는 관계 부처 차관과 산업은행·수출입은행·한국무역보험공사 등 관계 기관장이 참석해 최근 한미 관세 합의 이행 동향을 공유하고, 후보 프로젝트 검토 방향과 향후 추진 절차를 논의했다.
앞서 한국의 대미 투자 근거법인 대미투자특별법 입법이 여야 간 이견 등으로 좀처럼 진척이 없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한국에 대한 관세를 무역 합의 이전 수준인 25%로 다시 올리겠다고 엄포를 놨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과 조현 외교부 장관,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 등 외교통상라인이 미국으로 날아가 국내 사정을 설명했지만, 미국 설득에 실패하자 다급히 위원회를 만들어 대응한 셈이다. 국회서 특별법이 통과되더라도 시행령 마련 등의 준비 기간을 감안하면 실제 시행까지 3개월의 시간이 더 필요한 점 등도 고려됐다.
위원회 첫 회의를 주재한 김 장관은 “행정적으로 가능한 범위 내에서 후보 프로젝트를 검토할 수 있도록 임시 추진체계를 마련했다”며 “관세 합의 이행 노력을 미국 측에 충분히 전달해 한미 간 불필요한 오해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위원회는 대미 협의를 총괄하는 단일창구(Single Window) 역할을 한다. 한국이 약속한 3,500억 달러 중 조선업 전용 1,500억 달러를 제외한 나머지 2,000억 달러 투자 분야로는 에너지, 원전, 핵심광물, 인공지능(AI), 양자컴퓨팅 등이 꼽힌다.
김 장관은 “모든 사업은 국익 최우선과 상업적 합리성이라는 기준 아래 전문성을 가지고 검토할 것”이라며 “이행위 산하 ‘사업예비검토단’에서 민관 전문성을 바탕으로 각 프로젝트의 경제성·전략적 가치·국익 기여도를 면밀히 검토하고, 미 측과 실무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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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