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우-이치와 링고(왼쪽)가 마을시장서 중국관리에게 줄 선물을 찾고 있다.
가족 되새기는 애틋한 감동
부자간 화해와 용서 다룬 수작
담담한 서술 불구 엄청난 충격
중국의 명장 장이모의 과거 소규모 작품을 연상케 하는 매우 감정적이요 아름다운 드라마로 눈물 없이는 못 본다. 장 감독의 ‘한 명도 모자라선 안돼’와 ‘집으로 가는 길’처럼 저예산의 아담하고 소박한 영화로 눈물과 웃음이 있는 부자간의 화해와 용서를 다룬 감동적인 영화다.
내용이 다양해 재미있고 연기들도 뛰어나며 촬영이 수려한데 무엇보다 티를 안내고 차분하고 담담하니 서술해 마음이 간다. 그러나 이런 착 가라앉은 분위기와 진행과 달리 영화의 내면은 격렬하게 감정적이다. 마치 요동치는 바다의 해저의 무게와도 같은 막강한 힘으로 우리의 심정을 강타하는 충격을 받을 것이다.
일본의 외딴 해변마을에 혼자 사는 고우-이치(켄 다카쿠라)에게 도쿄의 며느리로부터 남편 켄-이치가 암으로 입원했다는 급신이 날아든다.
고우-이치는 아들과 10년간이나 관계가 소원했던 사이로 이를 계기로 아들과 화해하기 위해 도쿄로 간다. 그러나 아들은 아버지를 보기조차 거절한다. 귀향하는 고우-이치에게 며느리가 비디오 테입을 건네준다.
테입은 중국의 민속예술에 관심이 깊은 아들이 연안에 가서 이 지역의 최고 중국 오페라 가수 리 지아민(진짜 오페라가수)이 노래하고 가면무를 추는 ‘나 홀로 수천리 길’을 촬영하려다 실패한 내용을 찍은 것. 지아민이 감기에 걸려 노래를 못하게 되자 켄-이치는 내년에 돌아오마 약속하고 귀국했었다.
그리고 고우-이치는 아들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카메라를 들고 단신 연안을 찾아간다. 여기서 그는 다채로운 동네 남자 링고(키우 린)를 통역으로 고용, 지아민을 찾아간다. 그러나 지아민은 폭행죄로 옥살이 중.
링고의 서툰 통역과 고우-이치의 간청이 주효해 지아민의 옥중 공연이 마련된다. 그런데 무대에 오른 지아민은 고우-이치의 아들 사랑에 감동돼 태어난 뒤 한 번도 못 본 자기 아들 양-양(양 젠보)이 보고 싶다고 대성통곡 쇼가 무산된다.
고우-이치는 이번에는 지아민과 결혼도 안하고 양-양을 낳은 뒤 산골 고향 석촌으로 간 양-양의 어머니와 양-양을 찾으러 석촌으로 간다. 그런데 양-양의 어머니는 죽고 양-양은 동네 사람들이 합동으로 키우고 있다. 고우-이치가 양-양을 만나고 그를 아버지에게 데려가는 과정이 영화의 마지막 3분의1을 차지하는데 유머와 함께 가슴이 아프도록 일본인 ‘대리’ 아버지와 어린 중국인 ‘양아들’의 관계가 절실하게 묘사된다.
일본의 베테런 스타 다카쿠라(‘야쿠자’’흑우’)의 아픔과 슬픔을 짓누르는 과묵하고 묵직한 연기가 압도적이고 특히 양 젠보와 키우 린의 연기가 돋보인다. 석촌의 잔치와 자연풍경을 찍은 촬영이 아름답기 짝이 없다. PG. Sony Pictures Classics. 로열(310-477-5581) 원콜로라도 (626-744-1224) 사우스코스트 빌리지 3(800-PANDANGO #1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