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서 아주 멀리 외떨어진 첩첩산중에 위치한 높은 산, 아이언 마운틴.
인생을 살다 보면 세상을 잊고 싶고 마음에 썩 차지 않는 현실에 등돌리고 싶을 때가 가끔 있다.
이럴 때 배낭 하나 매고 훌쩍 떠나 산행을 하고 오는 것도 우울한 감정을 이기는 좋은 방법이 된다. 어쩌면 산의 정기를 잔뜩 받고 와서 현실에 재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주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럴 때 가는 산이 문명의 흔적이 전혀 없고 태고적 생긴 그대로의 외진 산이라면 그 효과는 더더욱 크다. 샌개브리엘 산 속에 있는 아이언 마운틴(Iron Mountain)이 이런 종류의 산이라 할 수 있다.
도시에서 아주 멀리 외떨어진 첩첩산중에 위치한 높은 산이라 찾아오는 사람도 거의 없다. 어느 정도 사람이 안 다니는 곳인가 하면 소위 등산로라는 곳에 길이 만들어지질 않을 정도로 인적이 없다.
봉우리가 또 수직상승의 예봉이라 산 짐승들도 살기가 힘든지 인근 산들에 비하여 동물도 많지 않으며 오직 이런 지형을 좋아하는 산양만이 많이 살아 옛날에는 ‘산양의 산’(Sheep Mountain)이라고 불렀다.
산양은 아무 산에서나 살지 않고 꼭 산세가 가파르고 험한 데서만 사는 희귀한 동물이다.
멀리서 보면 외모가 꼭 산신령을 닮았다고나 할까 회백색 할아버지 얼굴에 흰 턱수염을 길게 늘어뜨리고 무상무념의 표정으로 사람을 쳐다보고 있을 때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꼼짝없이 옷깃을 여미고 경건케 한다.
산양이 많은 것을 보면 분명 이 산이 터프한 산임에 틀림이 없고 정기를 받고 올 만한 산이다.
■가는길
아주사 마을 북쪽에서 입산하는 Azusa Ave.(39번 하이웨이)를 따라 10마일 산으로 들어가면 오른쪽으로 East Fork Rd.가 나온다. 여기서 우회전(동쪽)해서 8마일 가면 East Fork Ranger Station이 나온다.
여기까지 오는 길이 샌개브리엘 강의 상류인 샌개브리엘 캐년 개울을 오른쪽에 끼고 올라오기 때문에 그 경치가 대단히 아름답다. 산세가 수려하며 이 근방에 몇개 안 되는 주요 입산로 중의 하나이다.
파킹랏에 차를 세우고 북쪽으로 난 방화도로를 따라 걷다가 이어지는 Heaton Flat Trail을 경유하여 산을 오르면 새들에 닿는다.
여기서부터 산 정상을 오르는 길은 가능한 곳을 따라 아무 데로나 걸어 올라가야 하는 크로스컨트리 하이킹이다.
아무리 등산에 이력이 있고 체력에 자신이 있어도 필경 도중에서 포기하고 되돌아오는 사람이 열이면 아홉이다. 그 만큼 힘든 코스다. 왕복이 15마일에다 엘리베이션 게인이 해발 6,000피트나 올라야 하는 지극히 어려운 난코스이다. 차를 파킹하기 위해서는 어드벤처 패스가 있어야 한다.
강태화 <토요산악회장·909-628-3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