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소규모 가정교회 바람

2006-05-0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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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는 가정교회를 포함 사적 종교모임에 출석

“이것은 집에서 모이는 평신도 교회운동의 한 형태입니다
토론토 서쪽 미시사가의 주택에서 매주 목요일 저녁 소규모 집회를 인도하는 래드 즈데로의 말이다. 집회는 누구나 인도할 수 있다. 참석자들은 좋아하는 음악과 성서구절, 기도 요청, 다과 등을 같이 준비한다.
그는 4일 토론토 스타와의 인터뷰에서 “이것은 참석자들이 먹을 것을 갖고 모이는 파티와 비슷하다. 영혼의 양식을 갖고 모이는 ‘영적인 도시락 파티’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매주 5∼10명이 참석하는 모임에서 누군가 기타를 꺼내 연주하면 모두 따르고 각자 준비한 서로 다른 이야기들을 나눈다. 공식적인 종교 전례는 없다.
서구사회에서 교회가 건물만 우뚝하고 신자들이 없는 것은 오래 전부터다. 신자들은 큰 교회건물을 나와 소규모로 자신들의 종교적인 추구를 계속하고 있다. 큰 조직은 그들에게 낡고 무거운 옷이 돼버린 것이다.
가정교회운동에 관한 책을 낸 바 있는 즈데로는 캐나다에 이런 모임이 300∼400개 존재한다고 전했다.
최근 연방 통계국이 발표한 보고서는 이런 동향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32%의 캐나다인 만이 한 달에 한 번, 11%는 일 년에 몇 번 정도 종교집회에 출석한다. 21%는 가정교회를 포함한 사적인 소규모 종교모임에 출석한다고 응답했다.
이런 경향은 기존 종교집단에 충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온타리오 남서부 런던의 가톨릭교구는 신자 감소로 교구 관할 153개 성당 가운데 36개를 폐쇄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10개 소교구는 통.폐합 되고 26개 성당은 추가 폐쇄 여부를 검토중이다.
소규모 가정교회에 모이는 사람들은 영적인 지도자가 일방적으로 교시하는 체제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언어로 믿음을 탐구하는 것에 이끌리고 있다.
모임의 규모는 주택의 규모에 달려 있다. 모이는 사람이 많아지면 모임은 적당한 크기로 분리돼 나간다.
즈데로는 “모임 장소가 참석자 증가로 한계에 이르면 더 큰 장소를 마련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하기보다는 누가 자신의 거실을 추가 개방할 것인지를 묻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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