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처님 오신날 봉축사/ 성인과 범부가 얼싸안고 춤을

2006-05-02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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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보화스님(세계사 일화선원·각황사 활구선원장)

오늘은 부처님 오신 날. 부처님은 모든 중생의 눈·귀·코·입의 성문을 활짝 열고 오시었습니다. 생사의 문을 열고 선악의 문을 부수고 애증의 문을 녹이며 우리들의 안으로부터 오시었습니다. 억 겁의 미혹된 빗장을 벗기고 깨달음의 빛을 온 누리 끝까지 뿜으며 오셨습니다. 끝없는 바깥으로부터 온 우주를 삼키며 돌아 오셨습니다.

오늘은 부처님 오신 날. 꽃들은 일시에 만개하고 새들은 끝없이 노래합니다. 삼라만상이 불멸의 오케스트라를 연주하니 과거 현재 미래가 맑은 향기로 무궁 광명을 일으킵니다. 나무 사람은 곡조 없는 노래를 하고 돌 여인은 장단 없는 춤을 춥니다. 옥토끼는 달을 삼키고 금 까마귀는
해를 토해냅니다.오늘은 부처님 오신 날. 성인과 범부가 얼싸안고 춤을 춥니다. 예수님도 공자님도 기립박수를 보냅니다. 소크라테스도 마호도 화환을 보내왔습니다. 지구인들의 얼굴이 사과처럼 붉어졌습니다. 땅 속에서 별들은 비단 위에 은하수를 수놓고 앞산의 바위는 땀구멍으로 무량광을 쏟아냅니다. 맑은 바람은 바다 속에서 불꽃을 일으키고 허공 속의 먼지는 불국토를 낳습니다. 탁! 탁! 탁!(죽비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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