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종교인칼럼/ 채워지지 않는 공간

2006-04-21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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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일구 목사(호놀룰루한인장로교회)

스크린의 메카인 할리우드의 전설적 연예계 스타였던 마릴린 먼로는 서른여섯 살의 젊은 나이에 화려했던 생애를 마감하였다. 그러나 아직도 그녀는 매혹적인 외모와 성적 이미지로서 할리우드의 영원한 섹스심벌이요 문화적 아이콘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그런데 얼마 전 <로스엔젤레스 타임스>에 따르면, 그녀의 유품들이 오늘날도 상상을 초월하는 엄청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고 전했다. 상당수가 사실은 가짜임에도 불구하고, 그가 숨길 때까지 입었거나 또는 생전에 소장했던 옷과 란제리, 보석과 신발, 그리고 모자와 사진 등의 거래가 왕성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별히 그녀가 숨지던 해인 1962년 5월, 케네디 당시 미국 대통령 생일 때 입었던 옷이 한 벌 있었다. 그 옷이 처음 경매에 나오자마자 무려 1천300만 달러에 팔렸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그녀가 직접 사인한 자그마한 사진 한 점조차, 무려 4만 달러에 거래되는 경이적인 기적을 낳았
다고 한다. 그런데 이러한 먼로의 유품 거래는 지금도 계속해서 지칠 줄을 모르고 이루어지고 있는데, 지난해 말 3개월 동안 인터넷 경매업체인 ‘이베이’를 통해서 이루어진 거래만도 자그마치 3만5
천점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영원한 만인의 연인, 먼로는 지금도 많은 남성들의 잊혀지지 않는 우상처럼 군림하고 있다. 생전에도 그는 당대 최고의 극작가인 아서 밀러와 전설적 야구선수였던 조 디마지오 등과 결혼한바 있었고 케네디 대통령을 비롯한 당대 최고의 유명인들과도 염문을 뿌리며 스캔들 속에 둘러
쌓여 있다가 어느 날 돌연 의문사하고 말았다. 그녀의 죽음에 대해서는 자살했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런데 그런 그가 생전에 이런 의미 있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나는 여성이 가질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가졌다. 젊음도 미모도 갖추었고, 돈도 사랑에도 굶주리지 않았다. 하루에도 수 백 통의 팬레터를 받고 있으며, 미래에도 그렇게 살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도대체 어인 일인가? 이런 말도 함께 남겼다.“그러나 나는 지금 무척이나 공허하고 불행하다. 뚜렷한 이유를 알 순 없지만, 나는 지금 그 누구보다도 불행하다는 사실을 알아가고 있다.”그렇다면 그녀가 고백한 그 불행의 요인이 과연 무엇이었을까? 누구든지 비록 세상의 모든 행복의 조건들을 다 가지고 있을지라도, 하나님이 없는 인생은 단지 신기루에 불과할 뿐이다.

어거스틴은 그래서 그의 ‘고백록’(Confession)에 이런 말을 남겼다. “우리 속에는 하나님으로 인하여 채우지 않으면 도저히 채울 수 없는 공간이 있다.”각박한 우리 이민자들의 메마르고 갈라지고 뒤틀리고 꼬이고 황폐해진 마음의 공간들을 진정 견고하게 채워주시고 세워 주실 분이 과연 누구인가를 다시 한 번 겸허하게 돌아다 보았음 좋겠다. 그리고 우리의 마음에 정녕 멈추지 않는 생수가 솟아나게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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