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 개혁안의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며 수많은 서류 미비자들에게 희망을 불어넣어 주고 있다. 개혁안이 아직 뚜렷하게 결정된 건 아니다. 또 최종 통과가 되기까지는 아직도 수많은 어려움을 극복해야 한다. 그래도 현재 1,200만명의 서류 미비자들은 어느 때보다 이민 개혁안에 대한 기대와 희망으로 가득 차 있는 상태이다.

최근 거론되는 이민개혁안
합법체류자는 동요할 필요 없어

이렇듯 서류 미비자들이 이민 개혁안을 눈앞에 두고 희망에 차있는 것과 반면 현재 합법적인 체류 신분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이민 개혁안이 갈등으로 다가온다.
이럴 줄 알았으면 뭐 하러 여태껏 힘들게 체류신분을 유지했나, 차라리 그냥 불법으로 있었으면 이번 개혁안으로 혜택을 받을 텐데,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다. 또 안 그래도 지금 서류적체가 심한 상태인데, 수백만의 서류 미비자들 서류를 앞으로 함께 처리하려면 내 서류가 또 얼마나 밀리게 될 것인가 걱정도 하게 된다.
여태껏 합법적으로 유지해온 노력이 결국은 헛수고가 아니었나, 또는 오히려 서류 미비자들보다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되는 것이 아닌가 갈등하게 된다. 심지어는 지금이라도 체류신분을 아예 불법으로 만들어 합법적인 이민 계획을 포기하고, 개혁안의 혜택을 보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하는 고민도 하게 된다.
하지만 아직 최종적인 세부사항이 결정되지 않고 통과 여부도 확실치 않은 이민 개혁안을 놓고, 자기 체류신분을 의도적으로 불법으로 만든다는 것은 위험한 생각이다.
지금 현재까지 거론돼 왔던 이민 개혁안들의 내용을 살펴보면, 서류 미비자들에게 주는 혜택이 여러 가지로 구분돼 있다. 하지만 서류 미비자들에 대한 정의가 명확하지 않다.
예를 들어, 5년 전에 들어온 사람, 들어온 지 2∼5년 된 사람, 2년 미만인 사람 등으로 입국시기로 구분한다. 하지만 불법이 된 것이 어느 순간이어야 개혁안에 적용을 받을 수 있는 지는 명확하지 않다.
계속 불법이었어야 하는지, 최근에 불법이 된 것도 해당이 되는지, 또는 지금은 합법이지만 나중에라도 불법이 되면 해당이 되는 것인지, 아직 불분명한 부분이 많다.
2000년 12월21일 통과된 이민법 245(i)조항의 경우는, 언제부터 불법이 되었는가는 따지지 않았다. 2000년 12월20일 전에 입국하고, 2001년 4월30일 이전에 이민신청을 하기만 하면 그 이후에 불법이 되어도 계속 구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결국 245(i)조항은 서류 미비자들을 겨냥한 구제안이었다. 하지만 입국 날짜와 서류신청 날짜에 따라 합법적인 신분자들도 혜택을 본 격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그것이 과연 법의 의도였는지, 혹은 법의 허점이었는지 의문을 일으키기는 한다.
합법적으로 공부를 하고 있는 유학생이 드림법안의 소식을 듣고, 16세 이전에 미국에 왔고 미국에 산지 5년이 넘었으니, 드림법안이 통과되면 자신을 불법으로 만들어 영주권을 신청할 수 없겠냐는 질문을 받으면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난감하다.
하지만 아직 확실하지 않은 법을 놓고 이런 생각을 하기 전에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될 것은 법의 의도를 잘 살펴야 한다는 점이다. 드림법안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부모를 따라와 자신의 뜻과 상관없이 불법신분이 된 자녀들을 구제하기 위한 법안이다.
지금 거론되고 있는 이민 개혁안도 다른 합법적인 길이 없는 서류 미비자들을 겨냥한 것이다. 합법적인 길이 아직 있는 합법 체류자들에게 추가 혜택을 주기 위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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