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활절 시/ 어떤 승리

2006-04-14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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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종(전 연합감리교회 감독)

호산나 호산나…예루살렘성은 떠들고, 시커먼 마음들은 눈을 부릅뜨던 날, 당나귀를 탄 겸비한 왕이, 평화의 홀을 들고, 종려 가지 사이로 입성 하던 날.
“너희가 잠잠할 진데 돌들이 소리를 지르리라”던 증언, 무리의 환성은 갈보리 언덕으로 사라지고, 기다리는 죽음의 틀 십자가 앞에, 주여 당신은 어떤 승리를...?
깊어 가는 밤에, 납덩이같은 어두움이 짓누르던 다락방, 제자들의 발을 씻기던 스승의 손, 그 손이 떼어 주는 떡 덩이, “이는 내 살이라”고, 포도주처럼 짙은 생명의 피, “마셔라 삶을 위하여...”배반자의 손은 은전을 셀 때, 피땀 흘리며 기도 하는 말씀, “나의 뜻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유다의 입맞춤이 죽을 인치니, 주여 당신은 어떤 승리를...?

빌라도의 법정에 날은 새도, 구름 낀 인간의 마음엔 죽음이 도사리고, 창과 칼이 번쩍이는 행렬에는, 십자가를 진 나사렛의 목수, 가시관 쓴 이마에 맺히는 핏 방울, “예루살렘의 딸들아 나 위해 울지 말라”, 넘어져 무릎은 깨어지고 채찍에 등을 갈려도, “아버지여 저들의 죄를 용서 하소서”, 인류를 향하신 눈물 고인 눈동자, 주여 당신은 어떤 승리를...?
뜨거운 뙤약볕 아래 피는 진하고, 혓바닥이 말라 타는 목마름, 어린이를 안아 주시던 그 손이, 인생 위해 갈릴리를 걸으시던 그 발이, 십자가에 못 박혀 힘없이 떨던 정오, 해는 빛을 잃고 땅이 진동하던 시간, “다 이루었다” 마지막 숨을 내 쉬니, 주여 당신은 어떤 승리를...?

기나긴 사흘 지나 새벽이 동틀 때, 하나님의 미소가 햇살처럼 내려, 생명의 입김이 돌무덤에 불어오니, 고래의 입이 요나를 배앝듯, 죽음은 입을 벌리고 생명을 토하다, 주를 사랑하던 여인들의 가슴이 북치고, 제자들의 눈이 찬란한 영광 보던 아침, 선이 악을 이기고 사랑이 미움을 누
른 아침, 죽음아 너의 이김이 어데 있느냐? 할렐루야 주 예수 부활 했으니 주여 당신은 과연 영원한 승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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