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밤 기운이 너무 차갑게 느껴진다면 통나무 캐빈이 있는 캠핑장으로 가족여행을 떠나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가 될 수 있다.
스프링 캠핑
성수기땐 갈수없는 명소 쉽게 예약
책과 놀거리, 두툼한 옷 등 준비를
캘리포니아 사는 즐거움 중 하나가 바로 캠핑이다. 캘리포니아는 아름답고 시설도 훌륭한 수준 높은 캠핑장이 풍부한 ‘캠핑 천국’으로 LA 인근에만 수백개, 주 전역에는 2,500여개의 크고 작은 캠프장이 있다.
캠핑은 특히 어린 자녀를 둔 가정의 경우 여러 가지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는 여행으로 아이들과 대자연을 만끽하면서 절경을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된다.
하지만 여름철 성수기에 유명 캠핑장에 자리를 잡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2~3개월 전에 문의를 해도 이미 좋은 자리는 예약이 끝난 상태이고 캠핑장에 따라 수백명에서 수천명의 인파가 몰려와, 오랜만에 초자연 조용한 분위기를 기대했던 여행객에게 적지 않은 실망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캠핑 경험이 오래된 프로들은 봄철에 캠핑을 떠난다. 겨울에는 기온이 너무 낮아 문을 여는 캠핑장도 많이 없고 가족단위로 캠핑을 할 만한 여건도 안 된다. 또한 봄철은 여름과 달리 인파와 무더위도 피할 수 있으며 가장 중요한 예약이 수월하다. 봄철은 특히 야생화의 향연이 다시 시작되는 시즌이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캠핑을 하기 좋은 시기라 할 수 있다.
글렌데일에 거주하는 피터 권(44·자영업)씨는 자칭 ‘캠핑 광’이다. 매년 4월 자녀들이 봄방학을 맞으면 이에 맞춰 휴가를 얻고 아이들과 캠핑을 떠난다.
권씨는 “평소에도 캠핑을 좋아하지만 특히 4~5월에 떠나는 캠핑에서 가장 많은 만족을 느낀다. 일단 6월이 되면 캠핑장의 예약이 힘들어지고 일부 캠핑장은 낮 최고기온이 90도를 넘어 캠핑이 고행으로 뒤바뀔 때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캘리포니아 주립공원국의 웨스 차핀 홍보관은 “일반적으로 봄철이면 캠핑 그라운드가 매우 추울 것이라 여기지만 사실 대부분 캠핑장의 낮 기온이 화씨 70도를 오르내리기 때문에 쾌적한 분위기에서 야영을 즐길 수 있다”며 “샌타바바라 인근의 유명 캠핑장인 카핀테리아(Carpinteria)의 경우 여름철에는 3개월 전에 모든 예약이 끝나지만 지금은 주말의 경우 2~3주 정도면 예약이 가능하고 주중에는 예약 없이도 캠핑 사이트를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차핀 홍보관은 “특히 성수기에는 거의 차지하기가 힘든 해변에서 가깝고 경치가 가장 뛰어난 자리도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이 봄철 캠핑의 묘미”라고 덧붙였다.
리버사이드시에서 11마일 남쪽에 있는 레이크 페리스 주립공원(Lake Perris State Recreation Area)의 캐시 웨더맨 레인저는 “현재 431개의 캠핑 사이트 중 절반 정도만 텐트가 들어서 있다”며 “캠프장에서 바라다 보이는 샌개브리엘 산맥의 눈 덮인 경치가 날씨가 온화한 캠프장과 큰 대조를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여름과 다르게 봄 캠핑은 사전준비를 좀더 철저히 해야 한다. 일단 두꺼운 옷을 꼭 챙기고 슬리핑 백 밑에 설치하는 바닥 깔개는 땅의 냉기를 이기는데 좋은 역할을 한다. 해변 캠핑장의 경우 여름철에는 대낮 시간을 대부분 바다에서 수영을 하면서 보내지만 봄철은 물에 들어가기 힘들다. 대신 카드 게임이나 독서를 위한 책을 준비한다. 통기타를 준비하면 별 하늘 아래 캠프파이어에 둘러앉아 좋은 놀이거리를 만들 수 있으며 자전거를 가져가 사이클링을 즐긴다.
캠핑장도 일기 차가 심한 산악지대보다는 해변지대의 사이트가 봄 캠핑을 하기에 수월하고 여름에는 거의 캠핑이 불가능한 사막지대는 지금이 바로 캠핑 성수기이다. 콜로라도와 모하비 사막이 만나는 자슈아 트리 국립공원(Joshua Tree National Park)은 최근 한창인 야생화로 인해 주말이면 거의 모든 캠핑장이 꽉 들어찬다.
자슈아 트리의 조 제키 레인저는 “예년에 비해 많은 캠퍼가 공원을 찾고 있지만 주중에는 예약이 없어도 쉽게 사이트를 구할 수 있다”며 “봄에 캠핑을 오면 더위를 피할 수 있음은 물론 벌레도 거의 없고 방울뱀에 물릴 가능성도 매우 낮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