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110년 전 하층 민중 생활상 ‘하재일기 1’화제

2006-02-25 (토)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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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수직 33,000냥에 거래

110년 전 하층 민중들의 생활상과 생각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일기가 최근 번역 발간됐다.
서울시 시사편찬위원회가 펴낸 ‘하재일기’는 궁궐과 관청에 그릇을 납품하던 공인 지씨가 1891년부터 1911년에 걸쳐 쓴 일기로, 이번에 출간된 ‘하재일기 1’은 1891년의 일들을 기록하고 있다.
일기에서 지씨는 그릇 납품을 담당하던 관리들에게 수시로 뇌물을 바쳤다고 적었다.
‘칼자루를 쥔 자와 칼날을 쥔 자의 형편이 같지 않으니 어찌하겠는가?’라고 한탄하면서도 서울 시장에 대한 독점적 판매권을 보장받기 위해 뇌물을 바치고 관료들과 결탁하고 있었던 것.
지씨는 궁궐과 관청의 인맥을 동원, 관직 거래를 중개하기도 했다.
그는 평소 잘 아는 염씨가 강원도 평해군수직을 맡고 싶어하자 궁궐을 출입하는 관료들에게 부탁한다. 당시 군수직 거래가는 3만3,000냥(쌀 153가마) 정도.
서울시사편찬위 연구원은 “당시와 지금의 화폐 가치의 차이가 커 일률적으로 비교할 수 없지만, 일기에 자주 언급된 5전짜리 국밥을 요즘 백반 가격 4,000원으로 친다면 1냥은 8,000원 정도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기준으로 하면 군수직을 사는 데는 요즘 돈으로 2억6,400만원 정도가 필요한 셈이다.
지씨는 친분이 있는 사람들의 경조사에 부조금을 내기도 했는데 보통 10냥(쌀 5되)을 냈다.
지씨의 일기를 보면 당시의 음식과 복식, 생활필수품의 가격이 구체적으로 나와있다.
쌀 10말은 215냥, 담배는 한 근에 4냥, 도가니 1부 10냥, 땔나무 1짐 5냥, 석유 1통 24냥, 붓 2자루 1냥, 벼루 1개 2냥5전, 책(통감 3권) 10냥 정도다. 또 술값으로 나가는 돈은 한 번에 4∼5전이나 8전 정도였고 3사람이 술과 국수를 먹었을 때는 3냥 정도를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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