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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가 본 ‘문명 종주국’… 만감이 교차

2006-02-21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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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가 본 ‘문명 종주국’… 만감이 교차

그리스 아테네의 Parthernon 신전.

달려가 본 ‘문명 종주국’… 만감이 교차

노정열씨

독자 여행기
그리스·터키 <1>

OC거주 독자 노정열씨의 ‘그리스·터키 여행기’를 3회에 걸쳐 연재한다.

찬란한 역사 쓰러지고
‘흔적’파는 후손 씁쓸


현지 한인 선교사의
열성적인 가이드 감명

그리스 터키 관광은 10박11일이었지만 비행기에서 2박, 밤 기차에서 1박을 제하면 단지 7일뿐인 강행군이었다. 일주일에 두 나라를 슬쩍 둘러보고 무엇을 말한다는 것이 계면쩍은 일이지만 느낌은 자유니까 일단 소감을 적어본다.
지난 10월3일, LA 국제공항을 출발, 독일의 프랭크포트를 거쳐 4일 아침 아테네 공항에 도착했다. 책에서만 들어왔던 신화의 도시, 그 곳에 내 몸이 온 것이다. 잔잔한 흥분이 일었다.
비행기가 공항을 향해 하강하는 때로부터 관광버스가 도심지를 빠져나가는 동안 나는 내내 잊어버린 그 무엇을 찾으려는 사람 같았다. 눈도 깜박이지 않고 하나라도 놓칠세라 아테네의 모습을 급하게 머리에 담았다.
신화의 나라, 소크라테스(철학), 히포크라테스(의학), 올림픽 게임, 동방 종교, 최초로 신약성서가 쓰여진 나라, 피타고라스(수학), 민주주의(정치) 등등의 문명의 종주국에 온 것이다. 그러나 나의 기대와는 다르게 아테네의 인상은 현대식 건축물에다가, 기후는 건조하며 산에 나무는 보이지 않는, 마치 캘리포니아의 어느 사막도시를 연상케 했다. 그 당당하고 찬란했던 희랍문명은 쓰러지고 지나가 버린 역사의 흔적들을 그 후손들이 세계 관광객들에게 팔고 있는 그저 조용한 나라로 보였다.
다음날 우리 일행은 고린도로 이동해 아폴론 신전, 고린도 유적지를 관광한 후 아테네로 귀환했다. 주위가 다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세워진 세계 고적 1호인 Athens Parthernon 신전(447~432 B.C.)을 관광했다. 고대 올림픽의 도시 델피 유적지(4세기 B,C.), 바울이 갇혔던 빌립보 감옥, 버가모 교회, 예수사망 이후 성모 마리아와 사도 요한이 거주했던 이르티미스 신전, 사도 요한 교회, 라오디기아 교회 등 수많은 유적지들을 새벽부터 밤까지 버스로 달리고 돌단을 오르고 내리고 하며 피곤한지도 모르고 신나게 다녔다.
그리스에서 우리들을 가이드 해준 사람은 현지 한인 선교사였다. 그는 집시 소년 두 명을 아들로 입양해 힘겹게 키우고 있었다. 그리스 정부는 집도, 절도, 국적도 없는 이들 집시에 대한 벼려가 전혀 없다고 한다. 그런 사정을 감안해 볼 때 열정적인 선교사가 존경스러웠다.
이 분은 가이드로서는 오버 퀄리파이드(over qualified)된 분이었다. 그리스의 역사, 종교, 교육뿐만 아니라 현재 이 나라의 정치 경제사정, 한국 교포의 현주소 등을 잘 설명해 주었다. 더욱이 초대 기독교 유적지들을 설명할 적에는 해가 지는 것도 잊어버리고 하나라도 더 우리에게 알려주고 싶어했다. (949)249-7765.

<다음주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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