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선기부 ‘잔여권 트러스트’
유산 상속을 하다 보면, 살아있는 동안 혹은 사망시 일부 재산을 자선 단체에 주고 싶어하는 고객을 보게 된다. 즉 상속의 일부로 재산의 일정 부분이 사망시 자신의 모교나 교회 등으로 가게 하는 것이다. 많은 한인 고객의 자선 문화가 교회나 종교 단체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요즘에는 그 외에도 한인 사회의 복지를 위해 더 넓게 자선 문화가 확산되는 추세다. 오늘은 자선 잔여권 트러스트(이하 CRT)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생존시 일정액 연금식 수령
사망후엔 전액 지정단체로
자선(Charity) 관련 유산 계획을 조금 더 들어가면 자선 잔여권 트러스트(Charitable Remainder Trust)나 자선 인도 트러스트(Charitable Lead Trust), 사립 재단(Private Foundation) 등이 있다.
고객이 가진 일정 재산 중에서 적은 투자 금액으로 구매하였지만 지금은 가치가 많이 올라 판매할 때 많은 양도소득세(Capital Gains Tax)를 낼 수 있다. 그리고 고객이 예전부터 자선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경우에 CRT가 적합하다.
예를 들어 한인은행 주식을 가지고 있는 경우, 혹은 부동산 가치가 너무 올라서 많은 세금을 낼 것을 예상할 때가 그런 경우다. 그러나 부동산에 모기지가 있다면 CRT는 곤란하다.
CRT란 한번 만들게 되면 고칠 수 없는(Irrevocable) 트러스트다. 트러스트를 만들고 그 안에 재산을 기부한 뒤 고객이 살아있는 동안에는 지정된 금액을 매년 받을 수 있다. 고객이 사망하면 트러스트 안에 남겨진 재산이 지정된 자선단체로 가게 된다.
쉽게 생각하면 생존에는 꼭 연금(Annuity)처럼 일정 금액이 나오다가 사망시에는 재산이 자선단체에게 가게 되는 것이다. 매년 지불 금액은 보통 5∼10% 정도인데 일단 트러스트 안에 재산이 기부가 된 후에는 고객이 수탁인(Trustee)이 되어 재산을 트러스트를 통해서 관리할 수 있다.
CRT를 하게 되면 세금 혜택도 있다. 트러스트를 만들고 그 안에 재산을 옮기는 해에 개인소득세에 대해 자선 공제(Charitable Deduction)를 받을 수가 있다. 만일 공제 받을 수 있는 금액이 법에서 정하는 액수보다 높으면 나머지 금액은 향후 5년 동안 나눠서 공제를 받을 수도 있다.
얼마나 소득세를 공제 받을 수 있을지는 사망후 재산이 어떤 자선단체에 가는지에 따라 조금씩 다를 수 있다.
또 다른 세금 혜택도 있다. 고객이 직접 재산을 팔면 양도소득세를 내야 하지만 일단 재산을 트러스트에 넣고 트러스트를 통해 팔면 이익금에 대해 아무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그 이유는 CRT는 자선단체처럼 생각되기 때문에 비영리단체로서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일단 한 재산이 CRT로 들어가면 그 재산은 고객 재산으로 간주되지 않기 때문에 고객 사망시 그 재산에 대해 유산 상속세가 붙지 않는다. 또한 재산을 트러스트에 기부하는 것이 증여로 간주되기 않기 때문에 증여세에도 아무 영향이 없다.
이렇게 CRT가 많은 세금혜택을 받는 데 비해 한 가지 좋지 않은 점도 있다. 재산을 트러스트에 기부하고 나면 자녀들에게 가는 재산이 그만큼 줄어든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단점을 고칠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CRT는 자선을 생각하고 있는 고객들, 그리고 이제는 은퇴를 바라보기 때문에 일정한 수익이 필요하신 분들, 혹은 양도소득세 때문에 처분하지 못하는 재산이 있는 분들에게는 적합한 유산 상속 계획중의 하나다.
박 영 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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