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이민개혁을 바라며

2005년도 수없이 떠들썩했던 여러 이민 개혁안들이 결국은 단 한 개도 특별한 결실을 맺지 못해 이민법 관계자들은 여간 씁쓸하지 않다.
흔히 사람들은 이민 개혁안이 나와야 이민법 변호사들이 바빠지기 때문에 이민 개혁안이 통과되길 바란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나 그것은 사실과 다르다.


구제법안 통과 가능성 대비
성실한 세금보고·준법생활 필요

이민법 변호사들은 업무 성격상 서류 미비자들과 만남이 많다. 하루가 멀다하고 그들의 한숨 섞인 애환을 듣다 보면, 우리의 본업과 상관없이 제발 그분들을 위한 어떠한 구제법안이 나와 신분 회복을 할 수 있는 길이 터이기를 바란다. 이것은 내가 아는 모든 이민법 변호사들이 똑같이 갈망하는 바라고 생각한다.
이미 많은 사람들은 어떤 구제법안 자체가 의회에 상정되었다는 것만으로는 특별한 의미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괜한 희망을 걸었다가 결국은 실망하는 경우가 태반이기 때문이다.
미국 땅에 이미 정착해 있는 수많은 서류 미비자들의 운명이 특정 정치인들의 농간에 놀아나고 있다는 느낌도 떨칠 수가 없다. 도대체 부시 행정부가 2001년부터 약속했던 ‘게스트 워커 프로그램’(Guest Worker Program)은 언제 실현될 것인가. 2003년부터 거론되던 ‘드림 액트’(Dream Act)는 과연 올해에는 결실을 보게 될까. 그리고 케네디 매케인 이민개혁안은 정말 통과 가능성이 있는가. 아직도 수많은 서류 미비자들과 주변 사람들이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희망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신분이 불법이라고 모든 것을 비관적으로 생각하고 점점 법과 질서에서 벗어나는 삶의 스타일을 택하면 안 된다. 지난 4~5년간 미국은 2001년 9.11사건으로 인해 역사상 최대의 반이민 감정이 고조됐다. 외국인들은 모두 경계의 대상이라는 따가운 눈초리를 받았다.
그러나 이미 시간이 지날 만큼 지났다. 그만큼 법도 강화되었다. 더 이상은 이민 강경책보다는 이미 정착해 있는 서류 미비자들에게 구제의 방안을 베풀어줄 시기가 다가왔다고, 최근 미국 시민들의 여론조사에도 나타났다.
지금 현재 한인사회에 서류미비 신분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은 심각할 정도로 많다. 특히 1997년 본국이 IMF 위기를 맞으며 특별한 대책 없이 미국행을 한 한인들이 많다. 이들 중에 상당한 숫자가 신분 해결이 되지 않은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케이스의 성격에 따라 현행법으로 구제가 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 경우 특별 구제법안이 나오지 않고는 신분 회복의 길이 없는 케이스가 많다. 그들과 더불어 사는 우리 한인사회에서는 더 이상 이런 문제가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와 함께 얽혀져 있는 문제라고 인식해야 한다. 바로 내 이웃, 내 친구, 내 친척이 이런 문제로 고민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가오는 새해를 맞으며 기대해 볼 수 있는 이민개혁안은 여러 가지가 있다. 드림 법안, 케네디 매케인 법안, 부시 행정부의 게스트 워커 프로그램 등 앞서 말한 주요 이민개혁안 등이 있다.
이미 얼마 전 한번 무산되긴 했지만, 이민문호 확대법안, 또는 문호대기중 485서류 접수허용법안 등 부수적인 법안들도 재상정됐다. 서류 미비자뿐만 아니라 합법적인 이민 신청자들도 숨을 트게 해 주는 법안이 통과되길 진심으로 기대해본다.
어떤 법안이 통과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하지만 그동안 범죄행위에 가담치 않아야 하며, 서류 미비자라 할지라도 일을 하고 있다면 세금보고를 하는 것이 앞으로 어떤 구제 법안이 나왔을 때도 유리할 것이다. 그리고 국내 여행이라 할지라도 국경과 근접한 지역과 물을 건너는 여행은 자제하는 것이 안전하다.


강 지 일 변호사
(310) 214-05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