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려의 매너와 스타일/집안 꾸미기 1
2005-12-01 (목) 12:00:00
집안의 모습도 내 모습을 나타내는 한 요소.
먼저 미(美)에 대한 안목을 길러야.
추수감사절이 지나기도 전부터 텔레비전 광고에는 눈 오는 풍경과 더불어 크리스마스 캐롤이 울려 퍼지고, 벌써부터 빨간색과 초록색의 조화된 잡지들도 표지의[크리스마스를 위한 집안 꾸미기], [크리스마스 식탁 장식]이란 타이틀로 사람들의 눈을 끌면서 빠른 세월을 더 재촉하고 있다.
호박, 옥수수, 단풍잎 등의 색인 주홍, 노랑, 밤색으로 가을을 장식하던 미국사람들은 이제 또 다시 크리스마스 준비를 하느라 분주하다. 이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는 일만큼이나 큰일은 집안 장식이다. 선물 사는 일에는 스트레스를 받기 일쑤지만, 크리스마스트리서부터 화장실에 거는 수건에까지 집 안팎을 장식을 하는 일은 전통을 지키면서도 동시에 독특한 자기 가정의 스타일도 만들어 내면서 인간의 ‘꾸밈’본능과 창의력을 만족시켜주는 일이기 때문이다.
사람에게 있는 여러 가지 본능 중에서 꾸미고 치장하며 아름다움을 느끼고 싶어 하는 본능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내 나름대로 생각해 본다. 그것은 원시서부터 지녀온 자기 자신의 모습 뿐 아니라 자기가 살고 있는 공간을 꾸미는 본능인 것이다. 손님이 오게 되면 먼저 청소할 일이 부담스럽다가도 벽에 걸린 그림을 바꾸어보고 꽃도 꽂고, 식탁보와 그릇과 맞는 냅킨도 고르고 하는 일은, 손님들에게 보이고 싶은 욕구와 나의 장식 욕구를 동시에 채워주니 한 없이 즐거운 일이 되곤 한다. 손님이 와서 봐주지 않더라도, 평소에 내 가정 내 집안의 시각적인 분위기는 나란 존재를 이루고 있는 또 하나의 중요한 요소인 것이다. 한국서 실내장식가로 일하는 한 친구가 “몇 백 만원 씩 하는 옷을 사 입어도 집 꾸미는 데는 돈 한 푼도 안 쓴단다. 집에 가보면 커다란 거실 벽에 걸려있는 공짜 달력이 유일한 장식이란다.”고 한 적이 있었는데, 지금 한국은 물론 많이 달라졌다. 실내장식에 대한 잡지도 많고 젊은 주부들이 집안 장식에 제대로 관심을 갖고 돈도 쓰고 하는 모습을 많이 보게 된다.
오히려 미국에 사는 우리들이 그 면에서는 더 뒤떨어져있는 것 같다. 물론 [의. 식. 주]의 순서도 있고, 또 금강산도 식후경이긴 하다. 그러나 이제는 먹고사는 일이 많이 해결된 편인데도 아직도 집안 꾸미는 일은 참 등한시 하는 것 같다. 그러나 이것저것 꾸미고 장식하기 이전에 무엇보다도 먼저 ‘미(Beauty)에 대한 근본적인 관심을 갖고, 제대로 수준 있고 개성 있는 미적안목(Sense of Beauty)을 길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