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잊을만 하면 탕… 탕… 캠퍼스 총격“어찌하리”

2005-11-1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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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방책은 인성교육 강화·긍정적 교내 분위기 조성 뿐

잊혀질 만하면 재발하고 있는 고교 캠퍼스 내 총격사건에 미국인들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계속 반복되는 교내 총격사건은 교육 전문가 및 법 집행당국 관계자들에게 이를 방지할 수 있는 근본대책이 무엇인가를 자문케 하고 있다.
2일 1,400여명의 학생이 재학하고 있는 테네시주 잭스보로 캠벨카운티 컴프리헨시브 고교에서는 10학년 남학생(15)이 학교 교무실에서 총을 난사, 교감 켄 브루스가 숨졌으며 교장 게리 실 등 2명의 교직원은 생명이 위독한 상태다. 이에 따라 지난 96년 이후 미 전국에서 고교 캠퍼스 내 총격사건으로 숨진 사람은 최소 60명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캘리포니아 웨스트레이크 빌리지 소재 전국 교내 위험방지센터는 교내에서 총기 소지를 불허하는 강력한 조치로 교내 총격사건이 감소하고 있지만 다시 고개를 들 조짐이 있다고 우려했다.
컴프리헨시브 고교 총격사건의 가해자와 절친한 친구 메간 포드의 어머니 신디 포드는 “이번 총격사건이 교내 안전유지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 한번 고취시키는 계기가 돼 브루스 교감의 사망이 헛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고 말했다.
컴프리헨시브 고교 총격사건은 미네소타주 레드레이크 소재 한 고교에서 총격사건이 일어난지 8개월만에 다시 발생했다. 재학생 제프 와이즈(16)는 집에서 총으로 2명을 숨지게 했고 자살하기 전 학교로 찾아가 총을 난사, 14명의 사상자를 냈다.
2000년 5월 플로리다주 레이크워스에 위치한 한 중학교에서는 당시 13세에 불과했던 남학생이 총을 무차별로 쏴 13명의 교사를 숨지게 한 끔찍한 사건이 발생, 미국을 충격의 도가니로 몰아 넣기도 했다.
컴프리헨시브 고교 사건은 콜로라도주 컬럼바인 소재 한 고교 내 총격사건에 대한 미국인들의 악몽을 되살리고 있다. 99년 4월 2명의 남학생이 저지른 사건은 12명의 동료 학생을 포함, 모두 17명을 숨지게 했다.
교육 전문가들은 “교내 총격사건을 예방키 위해 감시 카메라와 금속 탐지기를 설치하는 등 물리적인 방법이 동원되고 있으나 사건이 거듭되고 있다”며 “학생들의 인성 교육을 강화하고 긍정적인 캠퍼스 분위기를 조성하는 일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컴프리헨시브 고교 사건의 용의자는 1급살인 혐의로 교도소에 수감중이며 나이에 관계없이 성인재판에 회부될 전망이다.

<황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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