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자녀들과 함께 주말 가을을 맞아 방문하기 좋은 이튼 캐년.
낙엽 쌓인 오솔길 ‘호젓한 낭만’
남가주에 가을은 찾아 왔지만 한국이나 미동부와 같이 가을의 정취를 깊이 느낄 수 있는 단풍 지역은 찾아보기가 힘들다.
낙엽이 쌓인 숲속의 오솔길을 걸으며 까맣게 잊어 버렸던 옛 추억을 되살리고 축축하고 묵묵한 나무의 향기를 쌀쌀한 가을 바람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곳들이 그리워지는 계절이다.
이튼 캐년은 낙엽 쌓인 한적한 등산로를 따라 산을 오르면 가을의 정취가 새록새록 솟아나는 곳이다. 시냇물 소리 따라 가을바람이 솔솔 부어오는 곳인데 등산로 끝에는 시원한 폭포를 만날 수 있다. 폭포 인근에서 가을의 향기를 느끼면서 피크닉도 즐길 수 있다.
자연학습을 위한 네이처센터도 있는데 184에이커 공원 가운데 자리잡은 네이처센터에는 각종 전시물이 들어찬 상설 전시관 외에 전문가의 협조로 실시되는 야외 프로그램도 많다.
이중 매주 토요일 오전 9시에 열리는 패밀리 네이처(Family Nature)는 자원봉사 리더를 따라서 자연학습을 겸한 하이킹으로 지난 10년간 인기를 얻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또한 매달 만월이 되는 밤 7시30분에 열리는 문라이트 하이크도 유명하고 매 3번째 일요일에 열리는 버드 워크(Bird Walk)도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프로그램이다.
전시관에는 이 지역에 서식하는 동·식물과 광물들이 전시되어 있으며 조그마한 기프트 샵도 있다. 센터 주위는 피크닉장으로 만들어져 있는데 10여개의 테이블이 자리를 잡고 있다.
폭포로 가는 이튼 캐년 등산로(Eaton Canyon Trail)는 네이처센터 인근 팍 로드(Park Rd.)에서 시작되는데 이 길은 소방도로로 일반 차량은 다니지 못하는 비포장도로다. 잠겨진 게이트를 지나면 시냇물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며 계곡바닥을 건너 북쪽으로 길이 뻗어 있다.
등산로는 계곡을 끼고 거슬러 올라간다. 몇 차례 물을 건너다보면 신발을 적시게 된다.
이튼 캐년은 하반은 넓은데 줄기는 좁은 편. 잡목과 포플라 나무들이 군데군데 서있다. 샛길 같은 것이 나와 길을 잘못 들기 쉬우니 시냇물을 벗어나면 안 된다. 공터를 지나 가파른 오르막길을 올라가면 서쪽으로 시야가 트이면서 이튼 폭포가 나타난다. 양지바른 폭포수 밑에서 점심을 들며 즐기다가 가던 길로 돌아온다.
■가는 길
LA에서 2번 프리웨이 노스로 타고 가다 패사디나로 향하는 210번 풋힐 프리웨이를 이스트를 바꿔 탄다. 알타데나(Altadena Dr.)에서 내려 북상하면 뉴욕 드라이브를 지나서 공원 입구가 나타난다. 폭포까지는 1.5마일 정도 하이킹을 해야 한다.
<백두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