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사항 당장 보내라’
2005-10-30 (일) 12:00:00
▶ 높은 분 오시는데...
▶ 총영사관, 팩스통보... 행사취소엔 감감무소식
지난 10월 27일 시카고 한인사회 주요 기관·단체장들에게는 주시카고 총영사관으로부터 팩스 한 장이 도착했다. 2장으로 된 팩스 문서의 첫 장에는 당관 주요 인사 이력사항 정리 목적으로 다음과 같은 양식을 송부하오니 금일 중으로 신속히 작성하시어 팩스로 회신 바랍니다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두 번째 장에는 팩스 수신자에게 성명, 생년월일, 최종학력, 주요경력, 가족관계를 질문 사항으로 나열해 놨다.
이러한 공문을 받아 본 한인사회 주요 인사들 대부분은 매우 당황해 했다. 총영사관에서 왜 이런 신상정보를 원하는 지도 밝히지 않은 채 당장 하루만에 회답을 보내라는 요구를, 그것도 팩스 한 장으로 보내왔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 기관단체장은 최종학력과 가족관계까지 묻는 내용이면 최소한 총영사나 담당 영사가 직접 연락해서 어떤 이유로 필요한지 설명했어야 하는 것이 기본적인 예의가 아닌가라며 받는 즉시 답장을 보내라는 것도 명령조 같아 심한 부담감이 느껴졌다고 불편한 심정을 비췄다.
이번 일을 담당했던 총영사관의 박현규 영사는 열린 우리당 문희상 의장이 11월 3일 시카고를 방문할 계획을 세우면서 한인사회 주요 인사들에 대해 알고 싶어서 총영사관에 요청했었다고 28일 본보 통화에서 말했다. 이어 박 영사는 보안유지 상 조사 원인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못했고, 시간 관계상 일일이 기관 단체장 분들에게 연락을 드리고 배경 설명을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총영사관 측은 40여 한인 인사에게 팩스 연락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여당의 대표라 할지라도 시카고 한인사회의 주요 인사들의 개인적인 신상 명세를 아무 이유없이 조사해 달라고 한 것도 어이없다는 지적이다. 한편 문희상 의장이 보궐 선거 결과를 놓고 총영사관 측이 통지를 한 그 날 사퇴했기 때문에 시카고 방문이 취소됐다. 그러나 총영사관은 ‘금일 중으로 보내라’는 팩스 이후에 감감 무소식으로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실제 한 당사자는 부랴부랴 인적사항을 준비했으나 나중에 이 사실을 알고는 어이없어 했다.
이에 대해 한 단체장은 대통령의 동포사회 방문에도 하루만에 신원조회를 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통령을 만나러 가는 추천자를 확인할 때도 이름, 여권번호, 주소만 물어봤지 가족관계와 학력까지는 필요 없었는데 왜 여당 지도자에게 그런 내용을 상세히 밝혀야 하는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경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