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국에서 보는 코리아

2005-10-30 (일)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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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망대

▶ 정상대 <워싱턴 한인연합회 자문>

나는 내 조국 대한민국을 사랑한다. 왜 한국이 아니고 코리아인가 얘기하자.
남한은 ROK(Republic of Korea), 대한민국이며 민주공화국이다. 북한은 DPRK, 조선민주인민공화국이다. 구한말 고종 때 조선을 ‘대한제국’으로 개명했고 그 이후 ‘대한민국’으로 국호를 정했다. 6.25를 모르는 신세대도 남한은 “대한민국, 짝짝짝”으로 열심히 응원하고 있다. 반면 북한은 중국(PRC·중국인민공화국)을 모방하여 국민이 주인인 민주(Democratic) 하나를 더 넣었다. 북한은 이미 끝난 왕조였던 조선을 계속 쓰고 있다.
어느 국회의원이 북한은 ‘김씨 공화국’이라 표현했다. 나는 30년 전 춘천 북쪽 3.8교를 통과, 대성산을 넘어 실전과 같은 기동훈련을 마치고 철책선 바로 앞에 펄럭이는 북한 국기를 보았던 기갑 출신이다. 60여 년 전 강대국들의 노림수에 빠져 분단, 피눈물나는 동족상잔을 경험한 한민족이 이제 전쟁 없이 평화적으로 통일되어 국내의 8천만 한민족이 똘똘 뭉쳐 열심히 강대국과 경쟁하며 살아갈 날을 학수고대하며 누워서 침 뱉는 심정으로 이 글을 쓰기로 작심했다.
사람이 만든 체제는 바뀌지만 그 민족과 역사는 국가와 함께 영원하다는 말이 있다. 내가 이곳 워싱턴에서 만난 세 사람의 얘기를 적어보려 한다.
첫째, 파키스탄 사람이다. 미국 핵물리 박사였던 ‘칸’이 귀국하여 파키스탄을 핵보유국으로 만들었다. 나는 동료에게 칸 박사가 북한에 핵 자문을 했느냐고 물었다. 그는 웃으면서 그냥 넘어갔다. 북한은 이슬람 국가 포함, 파키스탄과 수십 년 동안 긴밀히 지내오고 있다.
둘째, 수단 사람이다. 외국의 지배를 많이 받아온 수단, 23년째 군사독재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 6자회담 직후 직장 동료의 질문이었다. 왜 북한이 180도 돌변하며 핵무기를 포기했느냐고 나에게 물었다. 북한을 더 잘 알고 있는 너 생각부터 말해보라 했다. 주변국(중국, 러시아)의 압력 때문이 아니겠느냐고 답했다.
셋째, 미국인의 대화이다. 북한도 남한과 똑같은 언어를 사용하느냐고 나에게 질문했다. 그는 남북한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다. 나는 그를 빤히 쳐다보았다. 왜 같은 말을 사용하면서 회의(상의)할 때와 돌아서면 말 바꾸고 다른 얘기하느냐는 뜻으로 나는 그의 마음을 새겨보았다.
내 조국 남한 얘기 해보자. 미국의 2차대전 승리로, 남한은 지난 60년 동안 9명이 대통령이 나왔다. 국민을 주인으로 모시자는 체제인데 위정자는 자기 주위 사람들만 챙겨온 것 같다. 또 언론은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군사, 문민, 민주, 참여정부 등 이름 바꿔 붙이기 좋아하는데 왜 그렇게 해야하는지 묻고 싶다. 참여정부 초창기 때 ‘국민이 대통령입니다’라고 대서특필했다. 4,800만이 다 대통령이라는 말인가.
지금 동북아시아에는 지하자원 문제로 위기감이 돌고 있다. 일본이 센카쿠 열도 분쟁지역에 내년 1월 미국과 합동으로 대규모 해상훈련을 계획한다는 뉴스이다. 중국에게 미·일의 힘자랑을 하겠다는 뜻이다. 1972년 첫 남북공동성명 이후, 2000년 6월15일 나이 많은 김대중 대통령이 아들 뻘인 김정일 위원장을 인사하러 평양에 갔다. 양 김 씨끼리 약속한 서울 답방은 시간이 지나가 버렸다.
이제 노무현 대통령은 언제 김 위원장과 만날지 모른다. 이번에도 조선 수도인 서울이 아닌, 평양에서 조용히 만나지 않을까 걱정스럽게 생각, 추측해본다.
정상대 <워싱턴 한인연합회 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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