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삭스 우승, 폭동은 없었다

2005-10-27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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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우협 비상상황실 가동, 경찰 경계 강화

시카고 화이트 삭스가 88년 만에 대망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달성했지만 흥분한 폭도들의 한인 상가 약탈이나 방화는 일어나지 않았다. 삭스가 파죽의 4연승을 거두며 우승했던 26일 오후 9시부터 시카고 한인 상우협의회 사무실에는 비상사태를 대비한 상황실이 가동됐다. 시카고 남부 지역 한인 상가들과 관할 경찰서 기동순찰대를 연결시키는 삼각 비상연락망을 갖추고 만일의 사태가 발생하지는 않을까 긴장을 늦추지 않으며 상우협 임원들이 자리를 지켰다.
박영식 회장, 민병선 부회장, 백경환 부회장, 이영중 이사장, 이형준 사무총장 등 5명의 임원들은 새벽 2시까지 대기했다. 상우협 비상대책반은 각 지역 경찰서로부터 폭동의 조짐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자체적으로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매디슨과 플라스키 길이 만나는 지역에 배치했던 김규환 협회 고문과 47가와 애슐린 길이 교차하는 지점의 최수명 고문으로부터도 이상이 없다는 연락을 받고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박영식 회장은 남부 지역의 흑인들이 야구에 열광하는 면이 농구보다는 덜하고, 휴스턴 원정경기에서 4연승으로 압도적으로 우승을 한 점으로 인해 많이 흥분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밤에는 날씨마저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어 사람들이 모이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거리에는 증가된 경찰 병력이 강력한 경계 강화를 펼치고 있기도 했다.
우승 당일의 상황도 그러했지만 무엇보다도 남부 지역 한인 상인들이 1992년 불스 난동 사태 때 겪은 경험을 교훈 삼아 한인상우협의회를 중심으로 오랜 기간에 걸쳐 구조적인 문제점을 개선하려고 노력했던 점이 이번에 빛을 발했던 것으로도 풀이된다.
푸드 바스켓이나 장학금 전달을 통해 소비자들인 흑인 커뮤니티와 우호적이고 친근한 인간관계를 구축했고 경찰과도 정기적인 모임을 통해 한인 상권의 존재와 중요성을 알리고 긴밀한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적극적인 보호를 받게 됐다.
시카고 총영사관에서도 이번에 한인 상가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적극적인 예방 활동을 펼치고 총영사가 직접 경찰서장들을 방문하는 등 재외동포 보호에 만전을 기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번의 성공적인 교훈을 계기로 앞으로도 계속된 노력이 있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상우협 이영중 이사장은 이번에는 많은 준비를 하며 사고 방지에 주력했던 만큼 큰 일이 발생하지 않아 다행이라며 앞으로도 더욱 비상연락망을 탄탄하게 갖추고 경찰과의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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