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밴쿠버 국제영화제에 참석한 「형사(Duelist)」의 이명세 감독

2005-10-05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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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순과‘슬픈 눈’의 칼 소리는 애절한 사랑의 曲 입니다”

14일까지 진행되는 제24회 밴쿠버 국제 영화제와 관련 밴쿠버를 방문한 이명세(48)감독을 만났다.
그가 이번에 출품한 형사(Duelist-결투자라는 뜻)는 조선시대 여자 형사(하지원 분)과 슬픈 눈을 가진 검객(강동원 분)과의 검투와 사랑을 특이하게 표현한 영화로 영상이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형사’는 과거 아태 영화제 특별상, 대종상 및 청룡상 신인 감독상을 수상한 바 있는 이 감독이 한국 영화 최초로 본격적인 해외 진출 작품이었던‘인정사정 볼 것 없다(Nowhere to Hide)’이후 6년만에 선보인 작품이다.
다음은 그와 가진 인터뷰 일문일답.
▲밴쿠버에는 몇 번 째 방문인지?
“93년 99년에 이어 이번이 3번째 다. 토론토 영화제에 들렀다가 한국에서 개봉 후 처리할 일이 있어 서울에서 지내다 왔다”
▲영화 감독 소개에서 할리우드 현지에서 영화 공부를 한 바 있는 중견 감독이라던데 한국 영화계 입문은?
“영화계에는 지난 78년 입문했고 그 동안 일곱 편의 작품을 만들었으니 중견 감독 소리를 듣는 것 같고... 그 동안 김수용 감독, 홍파 감독 및 배창호 감독 밑에서 수업을 받았다”
▲이 감독에 대해 일부에서는 탄탄한 스토리 전개는 없는 스타일리스트라고 평가하는데 이에 대한 견해는?
“문학에서는 스타일리스트가 그렇게 정의되는지 모르나 영화계에서는 스타일리스트라는 평가를 개성이 있는 감독이라는 뜻으로 받아들인다” ▲작품‘ 형사’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면..어느 겨울 밤 검객 슬픈 눈이 수많은 관군에 포위된 채 죽음을 맞이한 후 그를 사모하던 남순과 슬픈 눈이 함박 눈 내리는 밤 결투하는 장면이 있는데..
“사운드와 비쥬얼로 처리했다. 둘은 치열하게 싸우는 것 같지만 이는 외피일 뿐 지독하게 애틋한 사랑을 하는 것 같지 않던가? ”(애잔한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두 남녀가 하늘로 오르면서 검투를 벌인다. 마지막 해설 부분에서 이 영화의 감초 격인 대장장이의 말을 빌어 두 남녀가 하늘을 날며 칼싸움을 하는데 마치 춤을 추는 듯.. 애정 행각을 벌이는 듯 했다는 대사가 나온다)
▲방학기 만화가 원작이라는 지적에 대해선...
“조선 여형사 다모에서 여형사라는 컨셉만 딴 것일 뿐.. 스토리 등이 전혀 다르다”
▲한국 영화계의 흐름과 이에 대한 비판이 있다면..
“젊은 감독들이 많이 출현하고 있다. 과거에 비해 한국 영화가 많이 발전했다. 지금은 비판보다는 격려가 필요하다고 본다”
▲현재 관심사는 ?
“9월 들어 한국에서 개봉된 이 영화가 흥행이 잘 되었으면 좋겠고 밴쿠버 국제 영화제 등 해외 영화제를 통해 북미 시장에 진출할 수 있기 바란다”
▲구상중인 작품이 있다면? 영화제작과 관련 자신이 추구하는 바는..
“구상 중이다. 사회적 이슈면 사회적 이슈 등 특정 분야를 특별히 추구하는 가수도 있겠지만 나는 영화 제작에 있어 주제를 한정하지 않는다. 영화로서만 표현 가능한 것을 찾는다”
영화 인터뷰 말미에 그는 자신이 메가폰을 잡은 작품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영화를 꼽는다면 어느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대뜸“다음 작품”이라고 답했다. 이번 작품을 포함 그가 만든 7편의 영화 모두에 애착이 가나 과거와 현재의 작품일 뿐, 보다 나은 작품은 추후 만들 작품이 될 것이라고 답함으로서 영화에 대한 그의 끝없는 집념과 열정의 일면을 드러냈다. /안영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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