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에 관운이라는 말이 있는데 지난주 미 연방 대법원장 선서식을 보며 다시 한번 느낀 단어다. 약관 50세에 미 헌정상 두 번째 최연소 대법원장으로 앞으로 막중한 임무를 맡은 John G Roberts Jr. 대법원장에게 축하의 마음을 품으며 이 사건을 다시 한번 재조명해 보고자 한다.


1801년 이후 최연소 대법원 수장
연방상원 압도적 통과... 종신 재임

원래 로버츠 판사는 오코노 대법관이 사임을 표하여 그 자리를 대신하기 위해 부시 대통령에 의해 지명됐는데 암 투병생활을 하던 렌퀴스트 대법원장의 돌연 사망으로 대법관 후보를 바로 대법원장 후보로 변경하여 청문회를 거쳐 수장의 자리에 오른 것이다. 연방 대법원의 판결들은 각주 형사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John G. Roberts Jr.
지난주 목요일 미 연방 상원에서 78대22라는 막대한 표 차이로 제17대 연방대법원장이 탄생했다. 공화당원 55명 전원이 찬성했고 민주당원도 23표나 찬성표를 던졌다. 연방대법관 직은 종신직이기 때문에 본인이 사임하거나 사망하기 전에는 거의 평생 하는 일이다. 로버츠 대법관도 앞으로 최소 20년 이상은 연방대법원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된다.
목요일 오후 로버츠 대법관은 현재 대법원장 대행인 스티븐슨 대법관에 의해 선서를 했다. 인디애나 주 출신으로 80년대 초반 모시고 있던 렌퀴스트 대법원장의 뒤를 이은 모습에 고인이 얼마나 흡족해 할까 하는 생각이 스친다. 11년에 새로운 인물이 연방대법원에 등장하여 10월 오리엔테이션을 거쳐 집무를 시작한다. 인디애나 주 출신에도 불구하고 인디애나주 상원의원 2명중 민주 당원은 반대표를 던졌다. 지방색 냄새가 전혀 풍기지 않는 결과로 보인다.
이번에 상원의 지명 확정 후 렌퀴스트 법관 밑에서 서기관을 지낸 현재 일리노이 법대 교수인 호프만 교수는 정말 잘된 일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논평을 하기를 로버츠씨는 법관이 갖추어야 할 성품을 지녔으며 겸손하고 심사숙고하며 판례를 존중하는 훌륭한 인물이라고 했다. 미국이란 나라의 연방대법원장 자리를 약관 50세에 차지할 정도라면 어떠한 인물인 가는 짐작이 가는 일이다.
사실 법이란 지속적으로 진화되어야 사법제도에 발전과 개선을 가져오는데 법관이 바뀔 때마다 법이 바뀐다면 법의 변경만 있을 뿐 진화를 통한 발전은 전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로버츠 대법원장은 이 문제를 잘 감당해줄 적격 인물이라고 평한다.
그러나 반대의 목소리를 올리던 쪽에서는 좋은 선택이래 보았자 부시정부의 선택이니 그 이상의 기대는 안 한다고 현 정부를 꼬집어 비판한 사람도 있다. 우려하는 목소리 중 하나는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실제로 로버츠 법관이 보수적일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러나 소수 민족의 입장에서 볼 때는 중도성 경향이 있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본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연방 항소법원 판사로 재직을 했으며 그전에 연방 검사로 활약을 할 때는 그가 재판한 사건 39건 중 25 건을 승소하는 놀라운 전적의 소유자며 논고의 귀재로 알려져 있다.
50세면 상당히 상대적으로 젊은 나인인데 두 최연소가 안 된 이유는 1801년 대법원장을 지낸 John Marshall 대법원장의 나이가 45세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모든 것이 정립되지 않은 상태의 대법원과 오늘날과를 비교하면 사실 신기록을 수립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임을 표한 Sandra D O’Connor 판사는 후임이 정해질 때까지 업무를 수행할 것이며 후임 대법관으로는 현직 법무부 장관인 알베르토 곤잘레즈가 유력한 것으로 보이다. 라틴계의 대법관이 탄생할 날도 머지 않은 것으로 보이면 우리는 언제쯤 하는 여운이 스친다.


김 기 준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