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후진타오 주석과 마틴 수상의 친위쿠데타

2005-09-28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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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광열 폴 마틴 수상 전 경제고문

▶ Redekop 건설 그룹(캐나다) 경제고문

후진타오 중국 주석이 캐나다를 방문 해 마틴 수상이 만찬을 주최했다. 후진타오는 자기 연설 도중 박수가 나오면 본인도 같이 박수를 쳤다. 모택동, 주은래, 김일성 등 모든 사회주의 국가 정치가들이 다 그렇게 했듯 자기가 한 말에 자기가 박수를 치는 점이 어샜했지만 캐나다로서는 중국이 여러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미국 대신의 거대 규모 천연 자원 시장이 될 수 있기에 무척 신경을 썼다. 캐나다는 전통적으로 붉은 정복 차림의 연방경찰(RCMP)이 귀빈들을 호위하는 데 중국계 캐나다인 남자 RCMP와 백인 캐나다인 여자 RCMP를 최전방으로 내 세우는 등 치밀한 준비를 했다.
캐나다를 대표하는 연방경찰의 빨간 상의와 부츠 등 정복이 승마복인 이유는 RCMP(Royal Canadian Mounted Police)가 문자 그대로 왕립 캐나다 기마 경찰대이며 이제는 말을 안타지만 그래도 이름을 안 바꾸고 있다. 김영삼 및 클린턴 전 대통령도 참가했던 APEC 정상 회담 만찬 때에는 한국으로 치면 3군 의장대 역할을 하는 RCMP 기마대가 승마 행진으로 16개 국 원수들을 영접했다.
언론에서 마틴 수상에게 중국 인권 문제에 대해 제제를 가하라는 요구에는 정면 충돌을 하지 않고 연설 중“우리는 모든 인권에 신경을 쓴다 는 식으로 그냥 넘어 갔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캐나다 방문 시 상당한 고급 시계를 선물로 돌렸다. 그 때 한국은 IMF 사태로 캐나다에도 돈 꾸어 달라고 손 벌리고 다닐 때였다. 좋은 시계를 받은 캐나다 외교관들이 다들 이런 한국정부의 행동에 고개를 갸우뚱했었다.
전두환 대통령이 캐나다 방문 할 때는 당시 수상이었던 트뤼도에게 기자들이 한국 인권 문제를 거론하라고 압력을 넣자 트뤼도는“내가 한국 대통령에게 인권 문제를 얘기하면 한국 대통령은 바보가 아닌 이상 틀림없이 나에게‘캐나다를 원래 주인인 인디안에게 돌려 줄 것인가,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변상을 할 것인가?’ 아니면‘캐나다 정부가 인디안 , 에스키모 및 타 유색인종에게 저지른 모든 죄를 인정하고 반성하라’ 이런 말을 할 텐데 당신 기자들 생각에 과연 우리가 한국에 인권 운운 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하며 역 질문을 하자 기자들이 머쓱해 졌고 돌아서서“그래, 너 잘났다 한 적이 있다는 얘기를 당시 트뤼도 수상 밑에서 장관을 했던 자유당 원로들로부터 들었다.
서방국가 중 최초로 중국과 외교관계를 설립한 트뤼도 수상이나 현 마틴 수상도 인종차별을 떠나 인종에 어떤 편견도 없는 사람들이다 . 실제 마틴 수상의 대학 시절 기숙사 룸메이트는 중국계 자메이카인으로 지금도 절친한 사이이다. 그러나 북한 원조 문제로 회의를 할 때 느끼지만 마틴 수상의 김정일 정권에 대한 시선은 곱지 않다.
올 가을 국회에서 자유당이 친위 쿠데타를 일으킨다는 소문이 있다. 지금 보수당 내부에서 하퍼 당수를 제거하려는 움직임이 있어 당 자체가 엉망이고 여론조사에서 원체 자유당이 앞서 간다. 보수당에서 불신임안이 자유당 반대로 통과가 안 될 줄 알면서 국민들 눈치를 보고 불신임안을 국회에 제출하면 못 이기는 척하고 자유당 의원들이 투표에 불참을 해 불신임안을 통과시켜 국회를 해산하고 선거에 들어가자는 계획이다 . 즉 친위 쿠데타를 일으키자는 얘기이다. 지난 봄 국회에서도 불신임안이 40개정도 제출되었다. 영국 국회 전통으로 세금이나 지출 등 돈에 관계 된 법안(Money bill)은 부결되면 무조건 국회 해산을 해야 하는 불신임안이며 정규적으로 야당이나 여당에서 투표 전 이떤 특정 법안이 불신임안 법안이라고 정의를 내릴 수도 있다.
한 편 마틴 수상은 지난 크레치엥 정권의 부패 스캔달 조사가 끝나면 조사 보고서가 발표 된 날부터 30일 이내에 즉 내년 봄에 선거를 하겠다고 약속을 했다. 이 스캔달 조사를 총책임지고 있는 고메리 판사는 크레치엥을“빌어먹을 촌놈 이라고 불러 크레치엥 변호사가 조사 책임자로 부적합하다고 법원에 고소를 했을 만큼 크레치엥을 싫어 해 크레치엥과 원수 사이인 마틴 계보가 덜 다칠거라는 낙관도 하지만 어쨌든 이 보고서가 나오면 자유당에 좋을리는 없다. 그러니 이번 가을 국회에서 보수당이 불신임안을 한 번도 안 낼 수는 없을 테니 불신임안이 들어오면 그냥 못 이기는 척하며 국민 기만하고 통과 시켜 선거하자는 고도의 정치 술수이다 .
반면 이 자유당 생각을 뻔히 아는 보수당은 불신임안을 내기도 그렇고 또 안 낼 수도 없으니 자유당이 신민당과 짜고 영구 집권의 흉악한 정국을 계획하고 있으며 현 정권 불신임 건은 신민당이 갖고 있다는 등 쓸 데 없는 소리만 하고 있다 . 결론적으로 자유당은 될 수 있는 대로 빨리 선거를 하고 싶으나 그러러면 보수당의 도움이 필요하며 보수당은 내년 봄에 선거를 하고 싶지만 그러러면 자유당 정책에 다 동의를 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게 된다.
올 봄 여론조사에서 앞서가던 보수당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불신임안을 통과시키려 했고 자유당은 목숨걸고 이를 반대 해 한 표 차이로 자유당 정권이 살아 남었는데 이제는 상황이 완전히 역전되어 있다 . 그러나 여론이 바뀌게 되면 당연히 두 정당의 목소리 또한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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