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노려의 살면서 필요한 에티켓/ 골프 에티켓(1)-마음자세

2005-09-08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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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에 맞는 품위를 먼저 갖추어야..’

감히 골프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골프 안치는 사람을 만나기가 어려운 상황에 골프 이야기를 하자니 불안하다. 70년대 한국서 기타 못 치는 사람 간첩이라 했을 때 간첩이었던 나는, 이제 또 골프 못 치는 사람 간첩이라 하면 또 간첩이다. 그래도 긍정적이건 부정적이건 미국에 사는
한국사람 들의 생활에서 엄청난 비중을 차지하는 골프를 에티켓 이야기에서 뺄 수는 없을 것 같다.

‘골프 과부’란 말은 흘러간 유행어. 주말에 남편은 골프가고 여자는 집에서 애들이랑 재미없게 지낸다고 하던 것이 꾀 오래전 이야기다. 그러다가, 남편들이 주중에도 골프를 친다는 소리가 들렸다. 어떤 나이 드신 부인이 주중에 골프장에서 잘 아는 남자를 만났는데 그 시간 가게에서 힘들게 일하고 있을 그 사람의 부인을 생각하니 너무너무 화가 난다고, 나한테 화를 내신 적이 있다. 그러나 이것도 오래된 이야기.


이제 많은 한국여성들도 남자들처럼 골프를 즐기며, 함께 골프를 치는 부부가 참 많다. 이민 와서 휴가도 별로 없이 열심히 일하여 안정된 가정을 이루고 나서 은퇴를 앞두고 골프를 배워 두 부부가 한가로이 골프를 치러 다니는 분들이 있는데, 그 점 하나만으로도 그 분들을 존경하게 된다. 그런데, 그러다보니 이제 ‘너나 나나’ 골프들을 치게 되었고, 따라서 이런 한국 사람들의 모습이 미국사람들 눈에 이상하게 보이기도 하는 것이다.

얼마 전 비가 오나 눈이오나 골프 치는 한국 사람들에 대해 쓴 뉴욕타임스 기사에 ‘웃긴다’는 단어를 직접 쓰지는 않았지만 한국 사람들 행동이 참 웃긴다고 쓴 것 같아서 낯이 뜨거웠다. 어떤 미국사람이 골프 치러 가서 가장 싫은 것이 ‘오리 똥하고 한국 사람들이다’라고 했다는 소리도 들었다. 골프장을 잘 모르는 나로서는 오리 똥이 왜 나쁜지 잘 모르겠으나, 우리 한국 사람들이 어떻게들 행동했을지는 좀 알 것도 같다.

자, 이제 뉴욕타임스에 등장한 골프 치는 한국 사람들. 더더욱 미국사람들 눈에 뜨일 수밖에 없는 존재가 되었다. 그저 한마디로, 조심하자고 하고 싶다. 골프가 사회적 지위를 말해주는 잣대는 아니다. 한국서는 비싸서 못 치는 골프를 여기서 칠 수 있다고 허구한 날 골프만 치러 다니
는 것은 정말 웃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골프 치는 법에 골똘하며 비싼 골프채나 골프 칠 때 입을 옷에만 관심 둘 것이 아니라, 조용조용한 말소리서부터 골프장에서의 매너에 대해서도 심사숙고 해봐야할 줄로 믿는다. 운동이 고급스런 것이라면 그 운동을 하는 사람부터 품위가 있어야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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