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노려의 살면서 필요한 에티켓/ 네티켓트 (net work etiquette) 1

2005-08-18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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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화면 속 시민의 자세

‘아무렇게나 던져버린 말 한마디의 악영향...’

처음 팩스머신이 나왔을 때 황홀해하던 생각이 난다. 사업상 보내는 팩스에도 남편은 나보고 종이 공백에다 그림하나 그려달라고 하곤 했다. 네모 칸 원고지에 글을 써서 봉투에 넣어 우체국으로 가서 1주일 예상하고 한국에 보내곤 하던 나에게 팩스는 놀라운 문명의 이기였다. 그 후 컴퓨터가 보편화되면서는 원고 보내기가 더 간단해졌다. 컴퓨터로 철자법까지 자동으로 고쳐가면서 쓴 몇 장 안 되는 페이지를 프린트해서 마감 전날 팩스로 보내면 만사 OK. 그것도 잠시, 다이알을 돌려 한 장씩 한 장 씩 팩스기계에 집어넣어 보내던 원고가 이제는 이메일을 통해서 몇 초안에, 사진까지 첨부해서 편집실 담당자 앞으로 도착이 되는 것이다. 마차타고 다
니던 옛날 사람들이 요즘 우리인간들을 보면 아마 하나님이라 할 수도 있겠다.


인터넷 세상에서 나 역시 옛날에 스테레오 전축의 몇 개 안되는 버튼도 못 누르시는 어머니처럼 될까봐 안간힘을 쓰지만,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속도를 따라가기에 역부족임을 느낄 때가 많다. 더 이상의 설명도 필요 없이 컴퓨터 화면 내에서 온 세상이 초를 다투면서 움직이고 있
다. 우리는 이제 온갖 정보를 보는 일에서 그치지 않고, 자기의 의견을 온 세상을 향해 발표해가면서 이제 너나할 것 없이 컴퓨터 화면 속에서 살아 움직이고 있는 명실공히 지구촌 네크 워크시민(네티즌)으로 살고 있는 것이다. 시민에게는 질서를 지켜야할 의무가 있다.

좀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라도 네티즌으로 갖추어야할 에티켓(net work etiquette)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네티즌의 제일 큰 특징은 자신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남이 안 보는데서 아무렇게나 행동하는 인간의 본성이 그대로 드러나기 가장 쉬운 장소인 것이다. 그러나 남 몰래 길거리에 휴지 하나를 던진 행동에도 환경자체는 물론 당장 그 거리를 지나가는 다른 사람들, 그것을 치워야하는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데, 동시에 수만 명이 보고 읽는 장소에 휙 던진 말 한마디가 끼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가를 생각해 봐야할 것이다.

컴퓨터를 사용하는 수준에 따라 그저 뉴스를 읽는 것에서부터, 특별한 정보를 얻는다거나, 물건을 사거나 친지들과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더 나아가서 사업상의 거래까지...그 영역은 계속 더 빠른 속도로 넓어지고 있다. 아직도 컴퓨터라면 ‘난 몰라’하는 사람이 있다면 지금부터라도 용기를 내어 처음부터 배워야 할 것이며, 일단 네티즌으로 등록이 된 사람이라면 이속에서도 일등 시민이 되고자하는 즉, 자기 자신을 귀하게 여기는 자세를 갖추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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