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노인들 봉사활동 귀감

2005-08-05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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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샴버그시, 감사 표시로 도로표지판 세워

▶ 코리안시니어클럽, 1년 반 동안 거리청소

한인노인들이 뜻을 모아 정기적으로 동네 거리를 청소한 것을 감사하는 기념 표지판이 샴버그 거리에 세워져 잔잔한 감동을 던져 주고 있다.
샴버그를 비롯한 시카고 북서부 서버브에 거주하는 80여명의 노인 회원으로 구성된‘코리안 시니어 클럽(회장 석천환)’의 회원들이 샴버그의 한 자전거 길을 청소하기 시작한 때는 작년 3월. 환갑을 훌쩍 넘긴 회원들은 20여명씩 돌아가며 한달에 한번씩 오렌지색 보호 조끼를 입고 쓰레지 비닐 봉지를 든 채 와이즈길과 플럼그로브길이 만나는 곳에서부터 시작돼 히긴스길까지 이어지는 약 2.5마일 구간 자전거 길에 떨어진 휴지와 담배꽁초, 빈 병과 같은 쓰레기를 2시간 넘게 줍는 거리 미화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몸이 불편한 노인들은 가끔 나무 그늘에 앉아 이마에 배인 땀방울을 닦아 내기도 하고 지친 동료들을 서로 부추기고 격려도 해주면서 거리를 청소한지 어인 1년 반이 지난 7월 19일. 샴버그시는 이런 노인들의 노고를 치하하기 위해 ‘코리안 시니어 클럽(KOREAN SENIOR CLUB)’이라는 문구가 써진 안내 표지판 하나를 세워 주었다. 이 지역의 계간지 샴버그 뉴스레터의 여름호에는 한인 노인들이 지역 사회를 위해 이처럼 애썼던 이같은 사실을 보도하는 기사가 크게 실리기도 했다.
회원들이 이런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뒤에서 뒷받침했던 코리안 시니어 클럽의 이상옥 총무는 외롭게 살아가는 노인들이 힘을 합쳐 뭔가를 이뤄냈다는 보람을 찾는 모습을 지켜보니 뿌듯하다며 노인들이 힘들여 쓰레기를 줍고 있을 때 차를 타고 지나가던 사람들이 손을 흔들며 고맙다고 인사할 때가 가장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한인들이 몸소 앞장서서 이런 봉사활동을 펼침으로써 주류 사회에 한인커뮤니티를 알리고 인정받는 것도 한인사회를 발전시키는 중요한 초석의 역할을 하기에 그 의미가 크다. 더욱이 봉사를 받아야 할 노인들이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손수 팔을 걷고 나서 거리를 청소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샴버그 주민들도 큰 감동을 느끼고 있다.
한편 2003년 5월에 창설된 코리안 시니어 클럽은 한인노인들이 시민권을 획득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는 활동도 하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15년 이상 미국에 거주한 노인 20여명이 클럽의 도움으로 시민권을 받았다. 영어가 익숙지 않은 한 할머니가 시민권 시험에서 2번이나 떨어지고 3번째 시험에서도 낙방할 상황에 처하자 코리안 시니어 클럽에서 강력히 청원하여 시민권을 얻게 해준 일화도 있다. 이상옥 총무는 미국의 이민자로 십수년을 살아오며 꼬박꼬박 세금도 내고 미국 사회의 발전을 위해 봉사했는데 단지 영어가 능숙하지 못하다는 이유만으로 백발의 노인이게 시민권을 주지 않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생각해 탄원했더니 담당자가 시민권을 내줬던 일이 머릿속에 남는다며 앞으로도 한인 노인들이 사회에 봉사한 공훈이 있으면 영어시험 결과에 상관없이 시민권을 획득할 수 있는 예외 조항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고 전했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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