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티모어에 사는 세 아이의 엄마이자 남편이 있는 평범한 주부다.
한국식당 밀집지역에 아가씨 몇을 데리고 일명 룸살롱 영업을 하는 불법 퇴폐술집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한다. 얼마 전 미용실에서 그런 술집에서 일하는 아가씨들을 봤다. 남자 한 명이 아가씨들을 데리고 다니며 기사, 보호자 노릇을 한다는데 놀랍게도 얼마 전까지 볼티모어 경찰이었다고 한다.
룸에 들어가는 아가씨 기본 팁은 100불이라고 하는데 다섯 식구 하루 외식 비용보다 더 많은 돈이다. 빠듯한 이민생활에서 그 돈 벌려고 일주일 내내 손발이 붓도록 일하는 많은 분들에겐 기운 빠지는 소리가 아닐 수 없다.
대부분 아가씨들은 합법적 신분도 아니고 직업 성격상 다른 주에서 소위 얼굴이 많이 팔리면 가게를 옮기는데 안타깝게도 내가 사는 볼티모어가 이 아가씨들에게는 거의 마지막 정거장이라고 한다. 그래서 이곳에 오는 아가씨들 대부분은 정착을 위해 미국 시민권자와 결혼하길 희망한다고 한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시민권자 남자를 가정이 있건 없건 가리지 않고 한 번 잡으면 절대 놔주지 않는다고 한다. 실제로 그래서 가정이 깨지는 경우를 주위에서 듣게 된다. 힘든 이민생활, 요즘 같은 불경기에 너무나도 씁쓸한 소식이지만 알고 대처해야 한다는 생각에 알리려 한다.
기분 좋게 ‘오빠’라고 불리며 마신 술값 다음달 카드 빚이라는 비수로 돌아오고서야 후회하지 않도록 하자. 가정 깨지고, 살림 차리고, 이런 일을 주위에서 보면서 피해자는 우리 모두가 아닌가 싶다. 가장만 바라보며 살던 가정주부의 남편에 대한 배신감, 아이들, 그리고 본인, 그의 가족, 친구 모두가 피해자일 수밖에 없다.
이민사회를 갉아먹는 한국식 퇴폐 룸살롱이 하루빨리 없어지길 희망한다. 그리고 아가씨들에게도 돈은 땀흘려 일해서 버는 거지, 웃음을 팔아서 버는 돈은 오래가지 않는다는 것 알려주고 싶다.
정주민/ 볼티모어, M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