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No 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

2005-07-22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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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언대

▶ 권오윤 워싱턴 한인연합회 부회장

NO 라고 말할수 있는 배짱. 며칠전 신문에 난 기사에서 우리나라 축구를 월드컵 4강에 이르게한 네덜란드 프로축구 히딩크 감독이 영국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한 박지성과 최근 이적설에 휩싸여 있는 이영표에 대해 서운함을 나타내면서 한말. 맞는말일지도 모른다.
근래에 로버트 얼릭 메릴랜드 주지사가 한인 자문위원을 상당수 임명했는데 우선 그분들에게 축하를 드린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주위로부터 인정을 받고 선택되어지는 것은 분명 좋은 일인데도 선뜻 개운하지 않은 여운이 남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돈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아주 좋지않은 시기심에서 하는 말은 결코 아니다. 이민온지 30년이 되고 군생활 3년에 대학도 이곳에서 졸업했고 그후 재무부, 국방부, 내무부, 그리고 상공부에서 천직이라 여기는 공무원생활을 오늘까지 해오면서 수많은 미국인들을 만났고 만나고 있으며 남의 도움없이 살고 있기에 그럴 이유도 없고 욕심도 없다. 나름대로 이해하는 미국인들의 기준이 있기에 한마디 하고 싶어서다. 아시다시피 이곳에서 투표인 등록을 하게 될 때는 어느 당을 지지하는지 선택하게 되어있다. 그런데 민주당 모임에서 늘 보이던 얼굴이 공화당 주지사가 선심이나 쓰는냥 주는 아무런 권한도 없는 자문위원 자리를 받고서 좋아서(?) 찍힌 사진을 보고서 하는 소리다.
내년에는 선거가 있다. 여기 저기 출마하는 정치인들. 나 역시도 지난번 수도권 메릴랜드 한인회에 이어 지금은 워싱턴 한인연합회에서 활동을 하면서 많이 만나고 있다. 그동안 이곳 한인사회가 엄청 커진 사실에 많은 한인단체들이 주류사회에 참여하면서 우리 한인들의 권익을 찾고자 노력했는데 이제 서서히 그 결실이 보이기 시작하고 그만큼 영향역이 커지게 되자 이사람 저사람 후원회 하면서 초청장이 날아오고 한표라도 구하려고 자리들을 남발하는데, 어쩌면 그들로서는 당연히 해야할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우리는 제발 그들의 들러리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이야기다. 제가 느낀 직장 미국인들은 거의 대부분이 우리 한국인에게 있는 겸손은 없는 것 같고 자기보다 똑똑하고 힘이 있어 보이고 뜻이 확실한 자 앞에서는 고분고분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이용하고 업신여기려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저사람들도 알 건 안다. 양다리 걸치지 말고 자신이 속해 있는 당에 꼭 밀어야겠다는 사람을 후원하고 바른 소리로 당당한 요구를 하자. 이왕 주려면 월급도 나오고 한마디 말이라도 직접 정책에 입안이 되는 그런 자리를 말이다. 책임있는 행동을 할 때에야 진정한 권익을 찾게 되는 것이다. NO 라고 할 때 NO 할 수 있는 사람을 존경한다.
권오윤 워싱턴 한인연합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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