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신간 ‘내가 사랑하는 클래식’
2005-07-22 (금)
전직 의사가 쓴
클래식 이야기
음악이 만들어진 시대적 배경등 소개
문장 솜씨 뛰어나 문외한도 쉽게 이해
‘클래식’이라고 하면 어렵고 골치 아픈 음악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클래식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적고 또 클래식을 이해시키는 교육이 부족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베토벤의 운명 교향곡, 비발디의 사계 등 클래식의 ‘대표’라 할 수 있는 이들 음악을 어디에선가 한 두 번쯤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또 음악이 나오면 따라서 흥얼거릴 수 있을 정도로 그 곡에 대해서도 알고 있다.
이처럼 대부분의 사람들은 클래식 음악을 접하고 있으며 클래식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은 욕심을 갖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다만 기회가 없어, 적절한 계기가 마련되지 않아 흥미를 갖고 파고들지 못한 결과일 뿐이다.
이런 사람들을 위한 ‘클래식 입문서’로 ‘내가 사랑하는 클래식’을 추천한다. ‘풍월당 주인 박종호의 음악 이야기’란 부제처럼 쉽고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음악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저자인 박종호씨는 신경정신과 전문의로 병원을 운영하면서 한림대와 한양대 의대 외래교수로 재직했다. 음악을 사랑해 병원을 그만두고 서울 압구정동에 클래식 음반 전문매장 ‘풍월당’을 열고 제2의 인생을 시작할 정도의 음악 애호가이다.
한 음악 애호가의 입장에서 쓴 이 책은 명반을 소개하거나 클래식을 듣는 데 필요한 정보만을 담은 교과서적인 입문서는 아니다. 음악을 이야기하되 음악에만 치우치지 않고 음악이 만들어진 시대의 인물, 역사 정치 등이 소개돼 있고 음악의 무대가 되는 지역을 여행하면서 느낌 감상이 어울러져 있다. 저자만의 감흥과 추억을 담아낸 음악 여행기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초심자도 쉽게 클래식에 흥미를 가지게 하는 힘이 있는 책이다. 클래식의 문외한이라고 음악에 관한 한편의 수필을 읽는다는 느낌으로 읽어도 된다.
라파엘 쿠벨리크가 1990년 지휘한 ‘스메타나’의 공연 실황 음반에는 어떤 감동이 숨어 있는지, 서른여섯 살에 요절한 귀도 칸텔리는 어떤 이유 때문에 아직도 많은 사람의 가슴속에 남아 있으며 그의 연주를 들어본다면 무엇이 좋을지, 에리히 클라이버와 카를로스 클라이버에게는 또 어떤 사연이 있는지 읽어볼 수 있다.
특히 오랫동안 일간지와 각종 음악 잡지에 칼럼을 써온 저자의 문장 솜씨도 뛰어나 술술 읽히는 것도 이 책이 지닌 장점의 하나이다. 음악가와 연주가들에 관한 숨은 일화도 흥미를 돋운다.
그리고 이 책의 마지막에 ‘나만의 추천 음반’을 소개하고 있다. 책에서 소개된 100여개의 음반들에 대해 간단한 리뷰를 곁들였다. 특히 쉽게 구할 수 있는 CD들이어서 누구나 쉽게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CD 표지 사진을 컬러로 실었다.
이 책을 먼저 읽고 이 책에 소개된 CD들을 하나씩 사서 책과 함께 듣는다면 올 여름을 멋지게 보낼 수 있을 것이다.
박종호 지음·시공사 펴냄
<알라딘 대표·213-739-8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