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와 사랑의 신선한 이야기를 쓰고 감독하고 주연한 미란다 줄라이.
(Me and You and Everyone We Know)
위트있게 풀어간 사랑의 탐구
퍼포먼스 아티스트인 미란다 줄라이가 각본을 쓰고 감독(데뷔)하고 주연한 탄산수처럼 신선하고 상쾌한 인간관계와 연결에의 갈망에 관한 영화로 올 선댄스 영화제서 독창성으로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았다. 보기 드물게 새롭고 순수하고 또 특이한 영화로 우수가 깃들여 있으면서도 인간 관계에 대한 낙천적 희망이 엿보여 흐뭇하다.
이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것이 사랑의 발견이라는 사실을 위트 있고 솔직하고 소박하고 수월하게 표현했는데 줄라이가 예술적 형안을 통해 보통 인간들의 사랑과 상실과 고독의 얘기를 술술 풀어나가는 게 여간 재미가 있는 것이 아니다. 하나의 예술적 발견과도 같은 영화다.
어느 도시 교외에 사는 비디오 아티스트 크리스틴(줄라이)은 노약자를 운반하는 택시 운전사가 파트타임 직업. 크리스틴은 어느 날 고객과 백화점 구두 가게에 들렀다 아내에게서 막 버림받은 세일즈맨 리처드(존 혹스)와 어정쩡한 관계를 맺게 된다.
아내가 떠나자 자기 손을 불태워 늘 손에 붕대를 감고 다니는 안팎으로 부상을 입은 리처드에게는 14세와 7세난 두 아들 피터(마일스 탐슨)와 로비(브랜던 래트클리프가 어른 뺨치는 연기를 한다)가 있는데 이 둘이 다 걸작 인간. 로비는 컴퓨터로 연상의 여인과 노골적인 섹스 편지를 나누고 피터는 조숙한 두 소녀 동급생으로부터 성적으로 얄궂은 제의를 받는다.
이들의 얘기와 이들 주변 사람들의 얘기가 때로 평행선으로 또 때로는 겹치면서 진행되는데 그 내용이나 서술방식이 민감하면서도 변덕스러워 경탄을 금치 못하게 만든다. 특히 뛰어난 것은 줄라이의 연기. 몽당 솔 같은 헤어스타일에 사슴의 눈을 한 그녀가 약간 맹한 듯한 해맑은 연기를 하는 모습을 보는 즐거움이 크다. 그리고 안으로 슬픔을 안고 그것을 짓누르며 사는 듯한 호크스의 연기도 좋다.
색다르고 매력적이며 또 얄궂은 분위기를 지닌 영화로 무언가 낯익은 듯 하면서도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적극 권한다. 성인용. 30일까지 뉴아트(310-281-8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