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에셀나무] 날아다니는 벌새(hummingbird in flight)

2005-06-09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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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다니는 벌새’(Hummingbird in flight)는 로스앤젤레스 시에서 133년 만에 첫 라틴 계 시장에 당선된 안토니오 빌라라이고사(Antonio Villaraigosa)씨의 애칭입니다. 안토니오 시장은 라이벌 제임스 한 현 시장과 마지막 까지 각축전을 벌이다가 득표율 59%를 기록해 1872년 이
후 라틴계로서 처음 당선됐습니다. 그는 올해 52세지만 신세대 시장으로 불립니다. 시가 주간지 타임지는 안토니오 시장이 아무리 바빠도 윙윙 소리 내면서 바쁘게 날아다니는 벌새처럼 콧노래를 부르며 뛸 것이라고 평가합니다. 그가 라틴계로서 백인을 물리치고 시장이 된 이유를 타
임지는 다음과 같이 분석합니다.

첫째, 제임스 한 백인 시장은 치밀한 정책을 실시했지만 400만 명의 시민들은 이론보다는 안토니오의 리더십과 시민들을 한사람 씩 포용할 것 같은 스타일에 반했다는 것입니다. 친근감과 신뢰감이 딱딱하게 공식 따져서 정책을 외치는 사람을 이겼습니다. 둘째, 연합 전선이 승리했습
니다. LA 인구의 47%가 라틴계로서 라틴계만으로도 승리할 확률이 있었지만 안토니오는 벌새처럼 부지런히 날아다니면서 백인은 물론 흑인과 아시안 계를 집중 공략하였습니다. 제임스 시장은 소수 민족의 동의를 얻지 못하였습니다.

셋째, 안토니오는 별명처럼 부지런함으로 인생의 승부를 걸었습니다. 새벽 3시부터 사무실에 나와 일합니다. 2시간동안 대답을 꼭 해야 할 전화가 평균 47통이 걸려온답니다. 그는 짜증내지 않고 열심히 웃으면서 일을 합니다.


안토니오 시장에게 우리 한국인들이 배워야 할 점들을 깨달아 봅니다. 우리도 새벽 3시부터 뛰지만 감히 다른 사람이 말을 걸기에 어려울 정도로 죽지 못해 하는 인상을 보여 줍니다. 본심은 그게 아닌데 겉 다르고 속 다르게 5,000년을 살다보니 우리의 인상과 풍기는 이미지가 감히 다른 나라 사람이 접근하기 힘듭니다. 또 혼자는 열심히 잘하는데 다른 민족이나 다른 사람들과 연합을 잘 못합니다.

한국 이민자들이 이 땅에서 뿌리내리기 위하여서는 적극적으로 다민족과 함께 어울려가는 노력이 절실합니다. 미국의 수많은 도시 중에 라틴계 사람들이 10만 명이상 살고 있는 도시는 22개로 이 곳의 시장이 전부 라틴계입니다. LA, 뉴욕, 시카고, 애틀랜타, 워싱턴 지역 등 한국인이 10만 명이상 사는 도시에서 우리는 시의원 한명 배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할까요? 함
박웃음 짓는 안토니오 빌라라이고사 당선자를 보면서 우리도 배워야겠다는 마음이 용솟음칩니다. 오늘도 에셀 나무를 심으며…


글 : 호성기 목사(필라 안디옥 교회 담임)
삽화 : 오지연(일러스트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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