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같이 나누고 싶은 ‘타임’지

2005-06-01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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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마디

▶ 변만식/스프링필드, VA

지금 나는 5월30일자 ‘타임’ 지를 보고 있다. 그 잡지 28쪽에는 9.11(사건 후에 입학한) 학번의 졸업을 앞둔 미 육사생들의 내무반과 학업생활을 자세히 싣고 있다. 그리고 그 내용을 하이라이트 하듯 잡지 표지에 3명의 육사생 사진이 실려있다.
그 세 명 가운데 맨 앞이 이야기의 주인공이기도 한 한국계의 탐 배(Tom Pae)이고 그렉 지린스키, 그리고 여생도인 그리스틴 바이어가 나란히 서있다. 나는 대한의 피를 받은 그 늠름한 배 탐을 보고 가슴에 찡 하는 벅찬 감동을 누를 길이 없다. 미래를 쏘아보기라도 하듯 비스듬한 눈매에다, 나폴레옹을 연상케 하는 이마를 가진 그렉도 장하지만 더욱 인상적인 것은 지 덕 무를 고루 갖춘 배 탐의 모습이다.
그의 눈은 예지에 빛나고 있으며 감히 범치 못할 위엄이 있다. 잘 정돈된 얼굴, 넓은 이마, 오랫동안 단련된 다부진 몸매, 굵은 팔 위에는 웨스트 포인트 휘장이 얹혀 있다. 맨 뒤로 그리스틴까지 이 세 명의 삼총사는 당장이라도 타임지 표지를 뚫고 뛰어나와 언제이고 국가의 부름에 호응할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
같은 잡지 55쪽에는 ‘타임’지 독점취재로 줄기세포의 거보적 업적을 남기고 오늘도 휴식없이 연구를 계속하고 있는 황우석 교수팀의 연구 내용이 장장 7페이지에 걸쳐 상세히 보도되고 있다. 이 보도는 서울발로 ‘타임’지의 여기자 애리스 박과 그리스틴 고만이 각각 담당하고 있다. 타임지는 전세계 구석구석 안 가는 데가 없는 권위있는 잡지이니 이 보도를 통해 한국인의 위상이 한층 높아졌으리라고 나는 믿고 있다.
이 훌륭한 아들을 교육시키고 길러낸 탐 배의 부모님, 그리고 그를 오늘날에 이르게 한 각급 교사들의 노고에 찬사를 보내고 싶다. 타임지는 탐 배의 아버지는 한국사람이며 예술가라고 그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변만식/스프링필드,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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