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국에서 느끼는 한류

2005-05-01 (일)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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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의견

▶ 정주영/학생

일본인, 중국인 친구가 학교에 몇 명 있는데, 그들과 가까워지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대화를 나누면서 그들이 한국 연예인에 대해서 묻곤 했는데 약간 어설픈 발음이지만 나름대로 또박또박 이름을 말하면서 물어보면 나도 반가운 마음에 얼른 대답을 해주곤 했다.
이렇게 국경을 초월해 한국 드라마와 연예인 등에 관한 여러 대화를 하다 보면 어느덧 친밀감이 생기고 가까워지게 된다. 지금은 욘사마라는 이름이 너무나도 유명해 알지만, 처음에 일본인 친구가 욘사마를 아느냐고 물어봤을 때는 “욘사마가 누구지?” 하며 갸우뚱했다. 나중에 스토리를 들어본 후에야 ‘겨울연가’의 배용준씨라는 것을 알았다.
한국 연예인들이 일본, 중국, 대만, 베트남 등 해외 진출을 통해 많이 알려지고, 인기가 많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막상 학교 친구가 한국 연예인에 대해 물어보니 이런 것을 피부로 와 닿는다고 하는 것일까. 기분이 새롭고, 반갑기도 하고 한류 열풍이 내 주변에까지 와 있다는 것이 실감났다.
우리 교회 한국학교에 중국인 아주머니가 어린 두 딸을 데리고 오고 또 다른 미국인들도 매주마다 와서 열심히 한국어를 배운다. 텔리비전으로 방송되는 한국 드라마를 보고 좋아하다 보니 한국어에도 관심이 생겨 한 주도 거르지 않고 온다는 것이다.
지난주에는 한국학교의 필리핀 아주머니가 드라마 스토리를 말해 주는데 나는 “내가 보지 않은 드라마라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랬더니 약간은 어설프지만 금새 알아차릴 수 있도록 또박또박 큰소리로, “오 필승 봉순영” 하고 말해서 나도 모르게 웃으며 반가워했다.
그밖에도 그는 나도 모르는 많은 드라마를 알고 있었으며 한국 음식과, 스포츠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요즘 독도 문제로 반일 감정이 심해져서 이런 한류 열풍이 다 무너지는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도 든다. 나 역시 독도 문제가 나올 때마다 화가 나지만 우리 땅이 확실한 만큼 좀더 이성적으로 대응함으로써 한류 현상은 계속되게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옛날에는 수출을 많이 해서 소득을 올리고 한국을 알렸지만 이제는 문화, 정보산업 시대이다. 한류 열풍이 내 주변에까지 미치는 것을 보면서 뿌듯하기도 하고 미국에 살고있는 코리안으로서 자부심도 갖게 된다.
정주영/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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