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부자 풍부한 거지
2004-10-05 (화) 12:00:00
김범수 목사 <워싱턴 동산교회,MD>
이미 알고 있는 책이지만 미국의 일본인 4세인 로버트 기요사키(Robert T. Kiyosaki)가 지은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Rich Dad, Poor Dad)라는 책에서 어떻게 하면 돈을 벌 수 있는가를 가르쳐 준다. 돈을 번다는 말 자체가 돈에 대한 지나친 욕심과 야망으로 이해될 지 모르지만 작가는 그런 차원에서 말하는 것은 아니다. 이왕 사람이 돈을 삶의 수단으로 살아야 한다면 돈에 대한 흐름과 생각을 바로 해서 돈을 누리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예를 들어 부자 아빠는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회사를 차려라”고 하지만 가난한 아빠는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회사 다녀라˝식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가난하게 사는 것은 돈에 대해서 부정적이고, 소극적인 태도를 가질 때 그렇게 되고, 부자로 사는 것은 돈에 대한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태도를 가질 때 그렇게 된다는 것이다.
사실 어느 누구도 사람으로 태어나 사람으로 살아간다는 것 외에 다른 어떤 것으로도 사람을 저울질하는 것은 없는 것이다. 사람은 존엄한 것이며, 사람은 최고의 것이다. 하나님은 바로 사람을 그렇게 귀하게 만드셨기에 사람에게 세상을 맡기셨고 사람에게 복을 주셨다. 사람을 세상의 관리자요, 주인으로 만드셨을 뿐 세상의 종으로서 살게 하지 않으셨다.
없으면 없는 대로 감사하고, 있으면 있는 대로 겸손해서 사람이 가져야 할 삶의 기본적인 행복을 누리고, 서로 나누고 도우며 살아가는 것이 사람다운 것이다. 장사가 어느 하루 잘 안되면 마치 일년을 안 되는 것처럼 긴장하고, 하루의 장사가 잘되면 마치 일년이 잘되는 것처럼 생각하는 가벼운 마음을 벗어나 가난함과 풍요로움의 세계를 오고 가는 자유인이 되어야 한다.
미국의 유명 제약 회사인 머크(Merck)사가 만든 관절염 치료제인 바이옥스 약에 대해서 부작용이 있다고 전세계에 판매된 제품을 다 리콜(회수)하였다. 회사로 보면 대단한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상당한 치명타가 되었을 것이다. 망하지 않을까 하는 염려도 할 수 있다. 그러나 Merck사는 그렇지 않을 것이다. 세계2차대전 직후에 머크 회사가 결핵을 치료하는 약을 개발하였다. 그런데 당시 일본에 결핵병에 걸린 사람이 많았는데 돈이 없어서 그 약을 사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를 않았다. 약을 만들어서 팔아야 하는데 일본은 돈이 없어서 살 수 없었다. 그러나 “우리가 돈을 버는 것보다 인류의 병을 퇴치하는 것이 우선하는 것이며, 약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지금 돈이 없다고 해서 공급하지 않는다는 것은 위선이고 죄악이다”는 판단 하에 엄청난 분량을 무상으로 일본에 기부하였다. 그런 회사가 지금의 작은 일로 망하게 하지 않을 것이다. 성경은 말씀한다. “병든 자를 고치며 죽은 자를 살리며 문둥이를 깨끗하게 하며 귀신을 쫓아내되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마태복음10:8)
가난하면서도 부자로 사는 길이 있고, 부자로 살면서도 가난하게 사는 길이 있다. 문제는 인생을 사는 태도에 달려 있다. 사람을 통해서 세상을 보느냐, 아니면 세상을 통해서 사람을 보느냐, 그 시각에 달려 있다. 그것이 사람을 때로는 가난하게 하고, 부하게 하는 창문이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