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산행 가이드

2004-09-28 (화) 12:00:00
크게 작게
산행 가이드

3개의 잎이 같은 줄기에 붙어있는 것이 옻나무의 특징이다. 가을에 단풍이 들어 나뭇잎이 물들 때는 꼭 만져보고 싶을 정도로 아름답고 유혹적이다.

옻나무와 방울뱀

등산이나 캠핑을 하다가 가장 많이 일어나는 불상사가 옻이 옮아붙는 것과 방울뱀한테 물리는 일이다. 옻나무는 영어로 ‘포이슨 오크’(Poison Oak)이라고 하는데 해발고도 5,000피트 이하인 곳이면 어느 곳이나 캘리포니아 전역에 자생한다. 옻은 잘 처리해서 쓰면 유용하게 칠기를 만드는 데도 쓰이지만 처리 안된 상태에서는 지극히 미량으로도 살갗에 닿으면 가렵고 물집이 생기는 앨러지 현상을 일으킨다.


옻 옮았을 땐 칼라마인 연고 바르면 효과


그것 때문에 생명을 잃는 일은 없어도 일단 옮았다하면 2~3주간은 대단히 고생을 하게 된다. 즉효약은 없지만 칼라마인 연고나 하이드로 코티존 연고를 바르면 가려움증이 덜하고 회복이 빠르다. 의사 처방 없이 어느 약방에서나 살 수 있는 연고제이다. 가장 좋은 예방법은 옻나무를 식별할 줄 알고 만지지를 않으면 되는데 옻나무의 특징은 잎이 세 개가 삼지창처럼 한 줄기에 붙어 있다는 점이다.
왁스칠을 해 놓은 것처럼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진록색이며 가을에 단풍이 들면 진홍색이거나 오랜지 색으로 변하여 꼭 만져보고 싶을 정도로 아름답고 유혹적이다.
포이즌 옥의 친척뻘되는 유독성 식물에 포이즌 아이비라고 하는 게 또 있다. 이것도 일종의 옻나무이다. 서부에는 많지 않고 동부 산악지대에 주로 자생한다.

방울뱀에 물리는 것은 옻이 옮는 것과는 상황이 약간 다르다.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맹독성이기 때문이다. 미 대륙에 네 종류밖에 없는 독사중의 하나가 방울뱀인데 캘리포니아를 비롯해서 서남부 지역에 산다. 야행성이라 낮에는 잘 안보이지만 어쩌다 우연하게 접근하면 짜르르 방울 소리를 낸다.
한 번 들어본 사람은 알겠지만 등이 오싹하는 가증스런 소리다. 아무리 작은 새끼 뱀이라 해도 독하기는 마찬가지다. 일단 물리면 가능한대로 빨리 병원 응급실을 찾아야 하는데 뱀한테 물린 자국이 곧 부어오르지 않으면 일단은 안심해도 된다. 독이 들어오지 않았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독이 몸에 퍼지면 물린 자리가 부어오르고 아프며 입술과 머리에 마비현상이 오고 얼굴 근육이 비틀어짐을 느끼며 혀에서 이상한 냄새를 맡을 수 있다. 병원에서 항독성 주사를 맞으면 곧 회복되기 때문에 걱정 안 해도 된다.

강태화 <토요산악회장·909-628-3007>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