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태 2명 등 부상자 17명…멕시코 해사 졸업생 등 277명 승선
▶ 돛대에서 떨어져 사망…다리는 일시 교통마비·별다른 손상 없어

17일 뉴욕 브루클린브리지와 부딪힌 멕시코 해군 훈련함 [로이터]
17일 멕시코 해군사관학교 졸업생들을 싣고 뉴욕시 이스트강을 따라 운항 중이던 대형 범선이 브루클린브리지와 부딪히면서 최소 2명이 사망하는 등 사상자가 다수 발생했다.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현지시간 이날 오후 8시20분 멕시코 해군훈련함 'ARM 콰우테목'호가 브루클린브리지 인근을 지나던 중 천천히 다리와 부딪히면서 돛대 3개가 연달아 부러졌다. 이후 다리에 걸려있던 배는 차츰 강 가장자리로 떠밀려갔다.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은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서 "승선자 277명 가운데 19명이 다쳤다. 그중 2명은 중상이다. 그리고 또 다른 부상자 2명은 안타깝게도 숨졌다"고 사망자 발생 사실을 확인했다.
온라인에 올라온 사고 영상을 보면 돛대가 다리와 부딪히면서 부러진 후 배가 강가로 떠내려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당시 다리 위를 지나는 차들도 많았다.
사망자 2명은 돛대 위에서 추락했다고 CNN은 전했다.
현지 경찰과 목격자 등에 따르면 사고 당시 승선자 다수가 돛대 위에 있었다. 일부는 사고로 돛대가 부러진 이후 하네스(몸을 로프에 고정하는 장치)에 매달린 채 구조를 기다린 것으로 전해졌다.
배는 길이 약 80m, 높이 약 45m로 거대한 멕시코 국기와 수십 개의 흰 돛, 화려한 전구를 달고 있어 사고 전부터 많은 이들의 이목을 끌었다.
멕시코 해군은 엑스에 콰우테목호의 사고 사실을 확인하고, 뉴욕 현지 당국과 사고 수습을 위해 협력 중이라고 밝혔다.
콰우테목호는 멕시코 해사 졸업생들의 훈련을 위해 장기 항해 중이었다. 지난달 6일 멕시코 아카풀코를 출항, 277명을 태우고 뉴욕을 포함해 총 254일간 15개국 22개 항구를 방문할 예정이었다.
사고 당시에는 다음 목적지인 아이슬란드로 가기 위해 뉴욕을 떠나던 중이었다.
뉴욕 경찰은 범선이 모종의 기계적 결함을 일으키고 추진력을 상실한 탓에 이번 사고를 일으킨 것으로 보고 있다.
사고 후 범선은 예인선의 도움을 받아 인근 부두로 옮겨졌다.
1883년 개통된 브루클린 브리지는 뉴욕의 명물로, 석탑 두 개가 490m 길이의 다리를 지지하고 있다. 매일 차량 10만대 이상과 보행자 3만 2천명이 다리를 지난다.
사고 직후 한때 교량의 양방향 통행이 통제됐으나 현재는 재개된 상태다.
애덤스 뉴욕시장은 브루클린 브리지 자체에는 별다른 손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브루클린을 지역구로 하는 시의원 링컨 레슬러는 "이번 사고는 매우 무모하고 부주의한 사고였다"며 "모두 무사하길 바라지만, 뉴욕항에 다리가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선장은 승객들을 위험에 빠뜨리지 않았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