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세미티 하프 돔 등정을 성공적으로 마친 KTAN-TV 김인종 보도국장.
요세미티 하이킹 중 가장 어려운 코스로 알려진 하프 돔(Half Dome) 등정을 KTAN-TV(채널 18) 김인종 보도국장이 지난 노동절 연휴 실시했다. 12시간의 쉽지 않았던 산행 내용을 들어본다.
왕복 총 17마일… 10~12시간 걸려
폭포옆 가파른 돌계단서 무릎 부상
마지막 0.5마일 외줄타기 기진맥진
9월3일. 요세미티 빌리지의 어퍼 파인즈 캠핑장. 새벽 5시반에 일어나 떠나기로 했는데 시간을 잘못 보아 오전 6시 반에 기상했다.
따가운 햇살을 피하고 해지기 전에 캠프장에 돌아와야 하기 때문이다. 사과, 오이, 작은 토마토, 당근, 말린 고구마, 초컬릿 등 걸으면서 먹을 수 있는 영양식, 그리고 물 3병 등 짐을 가볍게 하고 발을 내딛었다.
하프 돔. 반을 잘라놓은 듯한 거대한 바위산. 요세미티의 상징.
요세미티 밸리에서 다시 4,733피트를 올라가야 한다. 총 17마일. 소요시간 10시간에서 12시간. 등급 ‘매우 힘듬’(very strenuous). 마지막 바위 돔에서의 밧줄 등반은 이 코스의 절정으로 아찔한 절벽 오르기이다.
어퍼 파인즈 캠핑장에서 해피 아일을 지나 3마일. 버날 폭포를 옆으로 올라가는 돌계단 길이다. 웬만한 사람이면 이 가파른 돌계단에서 땀 범벅이 되어 지쳐버린다.
그러나 경치는 절경. 317피트 높이의 폭포다. 영화 ‘와호장룡’에서의 마지막 장면에 나오는 그 곳 같다. 7마일 지점.
또 하나의 폭포 오르기. 594피트에 이르는 웅장한 네바다 폭포. 돌을 깎아 만든 수백 계단을 오르고 나면 많은 도전자들이 ‘이만하면 됐다, 내려가자’로 마음을 바꾼다.
여기까지 걸린 시간이 4시간. 아침햇살과 나무그늘 속에서의 신선함. 에머랄드 연못의 물빛.
동행한 이진형(자영업)씨는 이번이 아니면 기회가 다시 없다는 각오로 올랐다. 백투 스쿨 세일의 바쁜 시즌도 제쳤다.
무릎의 인대가 늘어나 통증이 있는 상태에서 강행군이다. 그는 내려오면서 발을 디딜 수가 없을 정도로 고생을 했다.
네바다 폭포 인근에서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온 발빠른 노년의 한인이 지나갔다.
6시간만에 하프돔 정상 바위 밑에 도착. 독일과 프랑스에서 하프돔의 명성을 듣고 온 등반객들도 많다.
이곳은 온통 바위로서 점차 길이 없어진다. 진이 다 빠진 상태에서 마지막 코스이다. 0.5마일 남은 정상까지 밧줄 클라이밍. 두 손으로 잡은 밧줄 밑으로 수천간 바위 낭떠러지가 아득하다.
정상에서 내려오는 사람, 정상으로 올라가는 사람들이 한 밧줄을 잡고 서로 양보하며 지나친다. 야곱이 꿈에 본 하늘의 사닥다리가 이럴까. 거센 바람에 모자들이 날았다.
그리고 드디어 정상. 하늘과 맞닿은 바위에 누웠다… 그 맛은 하프 돔에 오른 사람만이 안다.
김인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