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한/프리몬트 렉서스
옛날에 어느 젊은이가 양복에 넥타이 메고 motor cycle을 타고 출근을 하고 있었다. 젊은이는 바람에 펄럭일 넥타이와 양복 깃 이 귀찮아서 옷의 앞을 뒤로 가게 완전히 돌려 입고 있었다는 거다. Freeway 옆 차선에서 달리는 운전자들의 눈이 휘둥그래 졌을 것은 사실이고 motor cycle을 거꾸로 타는 재주를 신기하게 느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청년이 이쁜 아가씨에게 한 눈을 팔다 도로 선상에 있던 주먹만한 돌을 못보고 그만 motor cycle로부터 튕겨져 나가 몇 번의 텀블링을 한 끝에 도로가장 자리에 기절해 엎드려 있었다.
마침 사고현장을 지나던 좋은 사마리아인 모하메드씨는 차를 세워 놓고 젊은이의 응급치료에 신경을 쓰고 있었다. 우선 젊은이를 반듯하게 눕혀놓고 얼굴을 보니 완전히 180도 돌아가 있음을 보고 힘을 써서 머리를 180도 원상복귀를 시켜 놨다. 머리를 돌려놓는 과정에서 약간의 우드득거리는 소리가 신경 쓰였지만 젊은이는 다리가 좀 틀어진 이외에는 편안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구급차가 도착해서 구조대원은 여기저기 청진기를 대 보더니 고개를 설레설레가로 젓고 젊은이의 절명을 확인했다. 사고원인은 목뼈골절로 인한 질식사였다.
사실 이치에 닿지도 않는 썰렁한 우스개 소리다. 그러나 사고현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좋은 사마리아인의 사고 당한 이에 대한 충동적인 도움은 자칫 잘못하면 해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우리생활에 운전은 빼 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그러다 보면 사고현장을 지나치는 첫 목격자도 될 수 있다. 사고 당한 이를 도울 수 있는 것은 틀림없이 좋은 일이다. 그러나 무턱대고 뛰어들기보단 냉정히 판단을 해야할 것이다. California의 유명한 변호사 William Bradley씨는 좋은 사마리아인은 도움의 행동을 취하기 앞서 내가 사고 당한 이를 돕는 것이 피해자의 상황을 더 악화시키는 것은 아닐까? 스스로 판단하라고 한다. 좋은 의도로 시작한 도움이 오히려 피해자의 상태를 악화시킬 수도 있고 그 결과는 도움을 준 이가 오히려 법적으로 연루되어 시달릴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주(州)들은 좋은 사마리아인(Good Samaritan) 법이 있어서 교통사고현장에서 도움을 주는 사람들을 보호한다. 그러나 어떤 주는 구조대원만 법적의 보호가 있다고도 한다.
만일 지나가던 차가 전봇대를 들이받고 운전자가 기절했다고 하자. 순간적인 우리의 생각은 운전자를 차로부터 끌어내리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화재의 위험이 있는 것이 아니라면 무조건 운전자를 움직이는 것이 옳은 일 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제일 중요한 것은 어떻게 하면 피해자를 더 다치는 일이 없게 할까 상황판단 후 행동을 취할 것을 권장한다. 침착하게 잘 둘러보면 피해자를 돌보기 앞서 사고현장에 몇 가지 먼저 해야 할 일이 반드시 있다. 전문가들은 먼저 내 차를 안전한 곳에 주차하라고 한다. 비상 깜박이(Emergency Flasher)를 켜놓는 것은 기본이다. 다른 사마리아인을 시켜 몰려오는 차들에게 앞에 교통사고가 있음을 알리게 한다. 물론 차선 복판에서 교통정리를 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화재의 위험만 없다면 사고현장 몇백 피트부터 비상불꽃신호(emergency flare)를 설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충돌사고 시 피해자가 차에서 튀어나와 길 복판에 누워 있을 때 피해자를 움직이는 것은 금물이다. 움직임이 부상의 정도를 악화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주변 차량을 움직여 피해자 앞, 뒤에 가로질러 보호벽(barrier)을 형성하는 것도 좋다. 깜박이를 켜 놔야 함은 물론이다. 경찰, 소방서, 구급차를 빨리 연락을 취해야 하고 그럴 여유가 없다면 주변 운전자에게 부탁해도 될 것이다. 할 수 있다면 사고 차량의 엔진을 재빨리 꺼야한다. 혹 연료통이 새서 화재가 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모든 액션들은 5분 내로 할 수 있는 일이다. 피해자가 의식이 있다면 도움이 필요한 가 물어 봐야 한다. 피해자가 도움을 거절한다면 구조대원을 기다릴 일이다. 피해자가 도와 달라고 하더라도 살펴봐서 구조대원이 올때까지 버틸 수 있게 보이면 기다리는 것이 좋다. 몇 가지 할 수 있는 일은....
1. 피해자를 담요 등으로 덮어 쇼크(shock)를 방지한다.
2. 햇빛으로부터 가려준다.
3. 피해자 손을 잡고 곧 도움이 도착할거라고 격려한다.
4. 출혈이 있다면 깨끗한 천으로 지혈을 시도한다. 단 머리의 출혈은 세게 누르면 안된다. 두개골 파열의 문제가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피해자를 돕는 것은 고소가 팽배한 이 나라지만 숭고한 일이다. 그러나 올바른 사마리아인의 정신은 부상자를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구조대원이 도착할 때까지 그들을 보호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