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에셀나무] 인생은 두 번 살아야 합니다

2004-09-09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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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한번 사는 것이 아닙니다. 고고의 성을 지르고 세상에 태어난 것은 분명 부모를 통하여 오는 엄청난 축복입니다. 그리고 공부도 하고 부양하는 가족을 위하여 열심히 사업을 하면서 돈도 벌고 지식과 명예도 쌓아갑니다. 이렇게 자신을 위하여 사는 인생을 저는 제 1의 인생이라고 불러 봅니다. 그렇게 살다가 죽으면 인생을 한번 살고 가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에게는 제 2의 인생이 있습니다. 내가 쓰는 인생사가 아니고 내가 계획한 대로 나를 위하여, 나의 자식과 식구들만을 위하여 사는 인생이 아닙니다. 그것은 하나님이 계획하시고 나를 통하여 하나님이 쓰시고자 하는 하나님의 계획을 사는 것이며 하나님과 동행하는 인생입니
다.

저는 이것을 제 2의 인생이라고 불러봅니다. 성경에 아브람은 제 2의 인생을 75세에 시작하였습니다. 그전까지의 인생은 자신과 가족들만 위한 인생이었겠는데 별로 기록할 것이 없어서 성경은 아브람의 75년의 인생에는 침묵합니다.


우리도 짐작이 가는 것 아닙니까? 새벽부터 밤까지 나와 내 자식들을 위한 삶이라는 것이 어떠한 것인 것쯤은. 하나님이 쓰시는 제 2의 인생은 복의 근원이 되어 다른 사람에게 복을 주면서 살라는 엄숙한 부름입니다. 어떤 분은 자식 다 길러놓고 65세가 되어서, 아니면 아브람처럼 75세부터 제 2의 인생을 시작하는 분도 계십니다. 어떤 분은 아주 어릴 때부터 이러한 부름을 받고 제 2의 인생을 사는 분도 계십니다.

제가 존경하는 최초의 장애인 유학생 박사이신 강영우 교수와 그의 이민 2세 두 자녀들을 보면서 많은 깨달음을 얻습니다. 강 박사님은 자신의 인생을 세단계로 나누어 사신다고 합니다. 박사가 될 때까지 자신을 위하여 뛴 1단계와 자녀를 낳고 그들을 잘 기르기 위하여 헌신한 2단계, 그리고 자녀들이 각자 사회인으로 훌륭한 몫을 하고 결혼하는 것을 보고 이제부터는 사회봉사를 위하여 최선을 다하는 3단계 인생을 산다고 하십니다. 이민 1세적인 마인드요, 훌륭한 사고방식입니다. 그러나 그 자녀들을 통하여 미국적이고 2세적인 이 시대의 마인드를 읽어봅니다.

그들은 대학 다닐 때부터 자원 봉사활동을 했습니다. 자신들이 할일을 다 이루고 나서 남을 도와주기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형편에 처하여 있든지 그들은 벌써 제 2의 인생을 살기 시작한 것입니다. 둘째 아들 진영이는 현재 상원의원 법률 보좌관으로 미국 주류 사회 속에서 일하고 있습
니다. 그가 우리 모두에게 심각하게 전하는 메시지는 “우리 한인들은 남을 위하여 시간을 내고 봉사하고 자원하는 활동을 거의 하지 않습니다.

남을 위하여서 사는 것이 생활화가 되지 않을 때 우리는 훌륭한 미국 시민으로서 살아갈 수 없습니다”라고 것입니다. 그는 또 그가 존경하는 미네소타 출신 상원의원 이었던 고 웰스턴의 말을 인용합니다. ““정치란 돈이나 권력의 게임이 아니라 사람들의 생활을 발전시키고 나를 발전시키기 위한 운동이다”라는 것입니다.

75세부터 시작된 아브람의 인생을 통하여 가문이 살고 나라가 세워졌습니다. 지금부터 라도 우리 이민자들도 우리끼리 안주하는 것에서 벗어납시다. ‘한인 게토 화’에서 벗어납시다.

자녀들은 공부만 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님들은 돈만 버는 것이 아니라, 교회에만 열심히 다니는 것으로 훌륭한 신앙인이라고 착각하는 것에서 벗어나, 주위에 있는 자원봉사 단체에 가입하여 함께 일하면
서 살아봅시다. 제 2의 인생은 남에게 복을 주면서 나에게 가장 큰 보람이라는 복을 누리게 하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에셀 나무를 심으며...


글 : 호성기 목사(필라 안디옥 교회 담임
컷 : 오지연(일러스트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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