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 방송의 자막 실수

2004-09-02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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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김 <훼어팩스, VA>

버지니아에 살고 있는 유학생으로 현재 케이블 TV를 통해 2개의 한국어 채널을 시청하고 있다. 그런데 방송을 보다보면 광고나 로컬 뉴스, 그리고 기타 프로그램들에서 너무나 많은 자막 실수를 발견하게 돼 눈살이 찌푸려진다. 특히 광고의 경우 틀린 자막이 수개월, 혹은 1년이 넘게 나오기도 한다.
자막 실수는 영어, 한국어를 가리지 않는데, 영어 단어의 경우 중학교 수준의 단어들까지 스펠링이 틀려 있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예컨대 Kitchen(부엌)을 Kichen으로, Manager(관리자)를 Maneger로, Permanent(영구한)를 Perment 등으로 표기하는 등 일일이 다 열거할 수 없을 정도이다. 한편 한국어의 경우에도 모음이나 받침이 틀린 단어들이 많이 발견되는데, 특히 로컬 뉴스에서까지 맞춤법에 맞지 않는 자막들이 자주 눈에 띄어 방송 제작자들의 무성의와 부주의를 느끼게 된다.
한인 방송국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모두 완벽한 이중언어 구사자, 혹은 맞춤법 전문가이기를 바라는 것은 아니다. 잘 모르는 단어는 사전을 통해 철자를 확인하는 정도의 수고는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최근 모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한인 방송을 시청하는 한인 청소년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한인 1.5세들과 2세들이 잘못된 자막들로 가득한 방송을 보면서 무엇을 느낄까. 방송 제작자들의 책임 있는 자세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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